(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조달 금리 급등을 우려했던 신용카드사들이 최근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한 영향으로 카드채 금리의 상승세가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카드사들의 회사채 발행 금리는 시중금리가 저점을 치던 2016년 8월에 비해 100bp 이상 오른 상태다.

전일 기준으로 신한카드(신용등급 'AA+')의 3년물 회사채 민간평가사 금리는 2.528%로 2016년 8월 23일의 1.485%를 104.4bp 웃돈다.

같은 기간 롯데카드('AA')의 동종 채권 금리는 1.604%에서 2.676%로 107.2bp 급등했다.

전업 카드사 중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의 신용등급은 'AA+', 롯데카드와 우리카드, 하나카드의 신용등급은 'AA'다.

카드채 금리가 이처럼 급등한 이유는 작년 11월 한국은행이 6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25bp 올리는 등 시중에 2008년 하반기부터 계속돼온 저금리 기조가 끝났다는 관측이 확산한 영향이 컸다.

실제로 연합인포맥스가 올해 1월 거시경제·채권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금통위의 기준금리 전망을 조사했을 당시 대부분 전문가는 올해 상반기 중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봤다.

또 조사 대상 전문가의 33%는 올해 기준금리가 두 차례 추가로 인상돼 2.00%로 올라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 한미 정책금리 역전 등에 기대 한은이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연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 카드사의 조달 금리도 오름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카드채 금리는 그러나 이후 그간의 상승세를 일부 되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신한카드의 경우 올해 2월 20일 2.662%였던 3년물 회사채 금리가 전일 2.528%로 13.4bp 하락했다. 같은 기간 롯데카드의 동종 채권 금리는 2.809%에서 2.689%로 12.0bp 떨어졌다.

카드채 금리가 하락 반전한 배경에는 한은의 통화정책 정상화 행보와 관련한 시장 전망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당초 전망보다 늦은 올해 하반기가 될 것이며 연내 기준금리 인상 횟수도 한 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확산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물가 상승이 더디게 나타나면서 한은이 쉽게 정책금리 인상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카드사의 조달 비용도 생각만큼 빠르게 증가하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드사가 회사채를 발행하고, 시장이 이를 소화하는 과정에서도 문제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며 "카드채의 장내 수급이 원활한 만큼 조달 사이드의 분위기는 긍정적인 편"이라고 설명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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