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핌코의 리처드 클라리다 이코노미스트가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부의장으로 낙점되면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존 윌리엄스 차기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비롯한 연준 수뇌부 3인방이 향후 금리 인상 노선을 두고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준 의장과 부의장, 뉴욕 연은 총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 연준의 '트로이카'로 불린다. 재닛 옐런 전 의장은 스탠리 피셔 전 부의장,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와 함께 '신중한 정책 정상화'를 추진한 바 있다.

클라리다는 컬럼비아대에서 경제학 교수로 지냈으며, 2002년부터 2003년까지는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행정부에서 재무부 경제정책 차관보를 역임했다.

학계와 금융계, 정부를 모두 섭렵해 폭넓은 경험을 가진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클라리다의 취임은 의회 절차를 고려하면 7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여 파월 체제의 트로이카는 여름께 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경제학 박사 학위를 가진 클라리다와 윌리엄스가 경제학자가 아닌 파월 의장을 보좌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 미국 조사회사는 클라리다와 윌리엄스의 과거 연구실적과 발언을 비춰볼 때 "의견이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물가 상승이나 하락 압력 없이 잠재적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이론적 금리 수준인 '중립금리'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점이 시장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윌리엄스는 금융위기 이후 중립금리가 제로 가까이 하락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고, 클라리다도 금리가 구조적으로 낮아졌다는 '뉴뉴트럴'(new neutral)이라는 개념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니혼게이자이는 두 인사가 3~4회로 점쳐지는 올해 금리 인상 노선에는 이견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내년부터가 문제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윌리엄스가 최근 미 정부의 세재개편에도 중립금리가 그다지 높아지지 않을 가능성을 언급해왔다며, 정책금리의 천장을 2%대 초중반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FOMC 기준으로 중립금리 추정치를 의미하는 장기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약 2.9%였고, 기준금리는 2020년 말 약 3.4%로 예상돼 중립금리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니혼게이자이는 윌리엄스의 중립금리, 기준금리 인상 횟수 전망치가 연준의 표준 시나리오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만약 클라리다가 윌리엄스의 주장에 동조하는 경우 파월 의장을 포함한 트로이카의 스탠스가 바뀌어 향후 FOMC의 성향도 비둘기파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의회 청문회에서 중립금리에 대한 클라리다의 발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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