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9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4.6bp 오른 2.914%에서 거래됐다. 올해 2월 22일 이후 가장 높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4bp 오른 2.433%에서 움직였다.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5.8bp 높은 3.106%에서 거래됐다. 지난 3월 21일 이후 가장 높다.
10년과 2년 만기 수익률 차이는 전일의 43.8bp에서 48.1bp로 확대됐다. 지난해 말에는 125bp, 2월 초에는 78bp에 달했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경제지표 호조와 유가 상승에 하락 출발했다.
시장은 국채수익률 곡선의 기울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연설, 경제지표, 유가와 뉴욕증시 동향 등을 주목했다.
전날 장단기물 미 국채 가격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에 함께 내렸다.
금리 전략가들은 최근 지정학적 위험과 무역 관련 우려가 가라앉으면서 위험 선호가 강해졌다며 이날 미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인 점도 국채 약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뉴욕증시는 최근 기업 실적 호조에 따른 상승세에서 한발 물러서는 양상을 보였다. 애플 등 시가총액 대장 주가 실적 부진 우려로 주가가 내린 데다 미 국채수익률의 3.0% 선 근접이 증시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기 때문이다.
전날 랜들 퀄스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은 시장참가자들이 수익률 곡선 평탄화를 지나치게 중시한다며 평탄화는 연준이 초완화 정책 후에 금리를 자연 금리로 되돌리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FXTM의 후세인 사예드 수석 시장 전략가는 "미 국채 수익률곡선은 당분간 머리기사였고, 10년과 2년물 스프레드는 전일 2007년 이후 최저치인 41bp까지 좁혀졌다"고 설명했다.
사예드는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의 주장대로 수익률 곡선이 6개월 이내에 역전된다면 경기 침체 가능성이 상당히 커지는 신호가 될 수 있다"며 "이는 세계 부채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부채가 164조 달러로 역대 최대라고 발표했다.
이날 연준의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는 '글로벌 파이낸스 포럼'에서 경제에 일부 금융 불안정 신호가 있다며 부채 문제를 거론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최근 물가가 2%의 목표를 향해서 잘 안착한 것처럼 보인다"며 "하지만 일부 금융 불안정성의 신호가 있다"고 설명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금융위험이 고조되는 두 분야는 자산 가치와 기업 부채"라며 지금 대형 은행의 자본과 유동성 규제를 낮출 때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호조를 보였다.
이달 14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가 감소해 탄탄한 고용 시장을 확인해줬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천 명 줄어든 23만2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한 달 동안 3주간이나 감소가 기록됐다.
실업보험청구자수는 163주 연속 30만 명을 밑돌고 있으며 1967년 이래 최장기간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22만5천 명이었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사이먼 선임 경제학자는 "노동력의 크기와 고용 속도 등을 고려할 때 청구자수가 상당히 낮아질 것으로 상상하기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사이먼은 "다른 쪽 면에 있는 기업들은 여전히 고용을 채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래서 해고가 가속할 것으로 예상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 필라델피아 연은에 따르면 4월 필라델피아연은 지수는 전월의 22.3에서 23.2로 올랐다. 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20.1이었다.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는 지난해 2월 43.3으로 33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수는 제로(0)를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3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0.3% 올라 WSJ 전망치에 부합했다.
콘퍼런스보드의 아타만 오질디림 디렉터는 "전달보다 상승 폭이 줄었지만, 선행지수의 상승세가 유지됐다"며 "올해 남은 기간 미국 경제의 지속적인 탄탄한 성장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개월간 선행지수의 상승은 매우 광범위한 분야에서 나타났다"며 "다만 노동시장 요소는 3월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유가가 반락하자 낙폭을 줄였다.
이날 치러진 160억 달러어치의 5년 만기 물가연동국채 입찰은 평균을 웃도는 수요가 응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18달러(0.3%) 하락한 68.2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유가는 미국 원유재고의 감소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유가 상승 전망 등을 바탕으로 오전에 배럴당 69달러 선을 넘어섰지만, 오후에 차익실현 매도세가 나타나 상승폭을 반납했다.
이날 10년 물가채 금리에서 추출된 BEI(Breakeven Inflation Rate, 명목 국채 금리-물가채 금리)는 2.19%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 2014년 9월 이후 최고치다.
사이먼 경제학자는 유가는 많은 사람에게 가장 뚜렷하고, 쉽게 관찰되고, 가장 믿을만한 물가 신호이다"라며 "물가가 오르는 것을 볼 수 있는 가장 투명한 방법이다"라고 내다봤다.
세이지 어드바이저리의 마크 맥퀸 채권 매니저는 "사람들이 물가 상승에 대해서 점점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B픽스드 인컴의 더그 피블스 수석투자책임자는 "수익률 곡선의 정형적인 변화를 보면 연준이 금리 인상 기조일 때마다 곡선은 평탄해지는 경향을 보인다"며 하지만 지금은 재정정책 패키지에다 수조 달러의 국채 발행까지 추가된 상황에서 왜 곡선이 평탄해지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BNY 멜론의 마빈 로 선임 전략가는 "지난 몇 주간 상당한 수익률곡선 평탄화가 나타났고, 공격적이었다"며 "우리가 이 거래 방향을 뒤집는다면 저조한 성과를 낼 것은 장기물이 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liber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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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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