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궁(代工)은 한국과 중국을 오가면서 면세품 등을 소규모로 밀거래하는 보따리상을 가리킨다.

다이궁은 중국어로 '물건을 대신 전달해주는 사람'을 의미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한국 물품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한국 제품을 저가로 대량 구매한 뒤 중국 시장에 내다 팔아 이윤을 챙기는 사람을 주로 지칭하는 표현이 됐다.

중국이 한국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한한령을 내린 후 한국 내 다이궁은 급증했다. 중국인들의 관광이 막히면서 다이궁을 통해 한국 제품을 조달하는 방식이 늘어난 탓이다.

최근 우리나라 면세점 정문 앞에서 개장 전 새벽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행렬은 거의 다이궁이다. 이들은 명동 일대 주요 면세점을 온종일 순회하며 고객들이 주문한 화장품과 잡화를 싹쓸이한다. 쇼핑에 쓰는 시간은 기본 하루에 12시간 이상이다.

다이궁들이 전문적으로 제품을 담아 가면서 면세점들도 품목별 수수료율표인 '판뎬(返點)'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응대하고 있다.

다이궁은 개별적으로 일하는 '개인형'과 여행사 등에 소속된 '기업형'으로 나뉘는데 사드 갈등 이후 기업형 다이궁이 크게 늘었다. 중국 여행사가 중국에서 여행자를 모집해 한국으로 데려온 뒤 물건을 사게 하고 해당 물건들을 다시 중국에서 매집하는 방식이다.

중국은 관세법상 개인이 해외에서 들여올 수 있는 물품 한도가 8천위안(약 130만원)이지만 세관 감독이 허술한 데다 뒷돈을 주는 등의 편법도 횡행해 다이궁들이 활개를 치는 상황이다. (국제경제부 진정호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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