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보험사의 저축성보험 상품 축소와 세법개정 등의 영향으로 방카슈랑스 채널 존재감이 작아지고 있다.

20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생명보험사의 방카슈랑스 초회 수입보험료는 5조2천157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7.7% 감소했다.

한화생명이 2천932억 원으로 68.5% 감소했고 동양생명이 1조911억 원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도 8천977억 원과 1천257억 원으로 7.4%와 17.4% 감소했다.

생명보험사들이 2021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방카슈랑스의 주요 상품인 저축성보험 축소에 나선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이 시행되면 저축성보험은 매출로 인정되지 않아 보험사의 재무적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에 생보사들은 보장성 보험 확대에 주력했다.

실제로 2016년까지 양로보험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몸집을 불렸던 한화생명과 동양생명의 지난해 방카슈랑스 수입보험료는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또한, 작년 4월부터 시행된 세법개정 영향도 받았다. 세법개정으로 저축성보험 가입자는 월납입액 150만 원까지만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일시납 보험의 경우 보험료 합계액이 1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KDB생명의 경우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 하락 영향으로 방카슈랑스 수입보험료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시중은행들은 KDB생명의 RBC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 밑으로 떨어지자 5천만 원 이상의 고액상품 판매를 제한한 바 있다.

이에 KDB생명의 방카슈랑스 수입보험료는 104억 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90.1% 급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생보사들이 금리 인상을 반영해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을 올리고 있지만, IFRS17 도입을 앞두고 과거처럼 저축성보험 경쟁이 촉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저축성보험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줄어들면서 방카슈랑스 채널이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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