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0일 서울채권시장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 부담을 고스란히 가격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전일 미 금리는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10년물은 4.54bp 오른 2.9122%에 마쳤다. 지난 2월 21일 기록한 2.9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2년물은 0.44bp 높은 2.4359%에 장을 마쳤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최근 물가가 2% 목표를 향해서 잘 안착한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일부 금융 불안정성의 신호가 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은 미 금리가 2.95%를 기록한 후 2.7%대까지 하락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당분간은 2.90%를 넘기는 쉽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장참가자들의 예상은 두 달 만에 빗나간 셈이 됐다. 미 금리가 상승 탄력을 받으면서 이틀 동안 8bp 넘게 올랐다.

미 금리가 연고점을 뚫어내지 않았다는 점은 다행이다. 하지만 이날 뉴욕금융시장에서 4bp만 오른다 해도 연고점을 경신할 수 있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다.

한국은 미 금리의 상승을 제대로 쫓아가지 못했다. 국고채 10년물은 지난 2월 20일 2.807%까지 올랐었다. 전일은 0.5bp 하락한 2.647%에 마쳤다. 연고점까지는 16bp나 남았다.

서울채권시장은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강세 흐름이 나타난 적이 많았다. 그런데도 최근 미국 금리와의 디커플링은 주목해서 봐야 한다.

그렇지않아도 금리 레벨이 낮아진 데 따른 부담이 있었던데다 외국인 매수가 금리 하락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전일 3년 국채선물을 1천733계약 순매도했다. 지난 11일 839계약 순매도 이후 6거래일만이다. 특히 전일은 장중 외국인이 순매도 기조를 이어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장을 주도했던 외국인이 더는 매수하지 않거나 매도로 돌아선다면, 현재 레벨과 대외 여건에서 외국인 포지션을 받아줄 만한 주체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3년 국채선물과 10년 국채선물은 5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양봉이 나왔다. 외국인의 선물 매매가 주춤한 틈을 타 국내 기관이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국내 기관투자자의 포지션이 여전히 무겁지 않다는 방증이다.

시장참가자들은 한국 금리 상승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 펀더멘털 확장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하는 데다 국내 경제도 장밋빛 재료는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고 판단하는 주체가 많다.

이 때문에 오히려 금리가 오르기를 기다리는 참가자들도 꽤 있다. 외국인의 포지션 변화와 이에 따른 변동성 확대를 수익으로 연결할 기회가 올 수 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3.18포인트(0.34%) 하락한 24,664.89 에 거래를 마쳤다.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18달러(0.3%) 하락한 68.2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66.8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9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61.50원) 대비 6.30원 오른 셈이다.(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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