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韓 환시 개입 공개, 거시경제 안정에 도움"

기재부 "TPP는 오바마 정부 당시의 일"…분기별 공개 검토



(워싱턴=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우리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 내용을 공개하면 거시경제 안정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틴 D.C.에서 라가르드 총재와 약 30분 동안 면담을 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및 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차 워싱턴 D.C.를 방문했다.

김 부총리와 라가르드 총재의 만남은 G20과 IMF 총회 등에서 여러 차례 있었지만, 별도의 양자 면담은 지난해 9월 서울에 이어 두 번째이다.

이번 면담에서는 글로벌 무역마찰 등 세계 경제 위험 요인과 IMF 역할 강화 등이 논의됐다.

특히 김 부총리는 우리 정부가 외환시장 투명성 제고 방안을 검토 중이며, 다른 나라 사례와 우리 외환시장, 경제구조,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연례협의 보고서 등에서 외환시장 투명성 제고 방안을 지속 권고해왔다며, 시장 개입정보 공개 시 경제정책의 투명성이 높아져 거시경제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우리 경제와 외환ㆍ금융시장 여건을 고려할 때, 시장 불안정성 부작용 우려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양측은 외환 관련 이슈뿐 아니라 5년마다 IMF가 실시하는 쿼터 증액, 우리 정부와 협력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양측의 면담을 설명하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6개월 단위로 공개하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베트남 등도 참고하지만, 당시는 오바마 정부 때의 일이었다"며 "각국의 경제 규모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3개월 단위로 시장 개입정보를 공개할 것으로 시사한 셈이다.

이 관계자는 "순매수 또는 각각의 매수·매도 총액 등의 방식은 여전히 보고 있다"며 "협의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IMF와는 충분히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장 개입 내용 공개 방침은 미국이나 IMF와 합의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정부가 결정하는 일"이라며 "방침이 결정되더라도 시장 급변동 시 스무딩오퍼레이션을 쓴다는 외환정책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김동연 부총리는 김용 세계은행(WB) 총재와 만나, 한국사무소 기능 강화 등을 얘기했다.

김 부총리는 앞으로 WB 한국사무소가 WB의 아시아 지역 사업 수행에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김용 총재의 적극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김용 총재는 IMF/WB 춘계회의에서 논의될 WB 증자안 및 경영 효율화 등을 언급했다.

김 부총리는 호세 안토니오 곤살레스 아나애 멕시코 재무장관과도 면담했다.

김 부총리는 '한-멕시코 경제협력위원회' 1차 회의 개최를 위한 양국 간 실무협의를 제안하고, 우리나라가 가입 추진 중인 태평양 동맹(PA)의 준회원국에 멕시코의 지원을 당부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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