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에 대한 1,060원대 지지선이 공고하게 지켜지고 있다.

바닥권을 하향 이탈할 때마다 오버슈팅 경계가 강해지고 있으나, 재료와 심리가 맞물리는 오는 3분기부터 달러-원 환율이 1,000원대까지 내려설 수 있다는 전망에 장기 숏포지션이 구축되는 양상이다.

20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올해 들어 총 5거래일 1,060원 선을 하회했다.

60일 이동평균선이 1,072.09원에 걸친 가운데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로 원화 강세 기대가 강해지고 있는 데 비해 4개월 내내 1,050원대 초중반에서 하방 경직성이 유지된 셈이다.

전일에도 1,059.20원 저점을 찍자마자 이내 낙폭을 줄이며 1,060원대로 재진입했고 이날 1,060원대 중후반대로 반등해 등락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의 1,060원대의 완전한 하향 이탈 시점은 북미 정상회담 전후로 쏠려 있다.

미국이 북미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원칙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7일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은 그를 위한 탐색전에 불과할 것이라는 게 환시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특히 북한의 비핵화, 종전 선언이 확정될 경우 향후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이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 지수 편입 가능성과 같은 중장기적인 호재로도 이어질 수 있다.

국내 펀더멘털까지 개선될 경우 오는 3분기 달러-원 환율의 저점은 1,000원대 수준까지도 낮아질 수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북미 정상회담이 가장 큰 이슈기 때문에 달러-원 환율은 1,050원대까지 무난하게 떨어질 것"이라며 "펀더멘털 상으로도 우리나라 수출이 1분기 잠깐 부진했다가 다시 올라가는 경기 회복 패턴이라서 2분기 정치 이슈와 맞물리면서 1,000원 상단에선 올해 연저점이 추가로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이어 "이에 따라 국내 펀더멘털 기대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되살아나면서 3분기 중으로 우리나라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며 "북미정상회담 이후 오는 7월 정도엔 원화 강세가 피크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도 "환율보고서 재료가 지나갔고 배당금도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수급이 아닌 심리가 지배하는 시장 상황"이라며 "남북 정상회담을 포함한 대형 재료가 오는 27일부터 시작되니까 숏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하루 중 변동성을 보면 변동성이 크지만, 올해 들어 달러-원 환율에 추세가 없었기 때문에 방향성이 나타날 때도 됐다"며 "북미 정상회담이 있는 오는 6월까지 현 수준보다 30원가량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상회담 이슈가 마무리된 후 달러-원 환율 하락세가 거세질 수 있는 만큼 당분간 당국 경계는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일부 외환 전문가들은 1,050원대로 달러-원 환율이 내려설 때마다 강해지는 국민연금 등 공기업 결제 수요를 의식하면서 당국의 간접적인 개입 가능성을 추정하기도 했다.

다른 시중은행 외환 연구원은 "올해 1,060원대가 깨진 바 있지만 1,060원 지지선의 상징적 의미가 강하다"며 "다음주 남북정상회담 전후로 북한 비핵화 관련 변동성이 커질 텐데 이에 따라 1,050원대가 깨지면 1,020원까지 '하이패스'라고 볼 수 있어 당국의 부담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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