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일본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이 엔화 강세에 제동을 거는 재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20일 달러-엔 환율이 107엔대 후반으로 상승해 약 1주일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뿐만 아니라 '다케다 효과'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일본 최대 제약회사인 다케다약품공업이 아일랜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국적 제약회사 샤이어에 인수를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향후 인수와 관련한 대규모 엔화 매도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 것이다.

다케다는 총 427억 파운드(약 64조 원)에 샤이어 주식 전량을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케다의 샤이어 인수가 성사되면 소프트뱅크그룹의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홀딩스 인수가액인 3조3천억 엔(약 32조 원)을 크게 상회, 일본 기업 최대 M&A가 될 전망이다.

노무라증권은 아직 M&A의 행방이 불투명하고 실제 인수에 따른 자금 이동이 있는 지도 불확실하지만 "만약 실현되면 엄청난 엔화 매도 충격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수에 필요한 통화는 파운드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번 M&A로 엔화 가치가 파운드 대비 크게 하락하면 달러-엔 환율에도 상승(달러 대비 엔화 하락) 압력이 걸리기 쉽다고 판단했다.

엔화 상승에 제동을 걸만한 재료가 다케다의 인수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씨티그룹은 "일본 기업의 대외 M&A는 작년 주춤했지만 올해 들어 회복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씨티는 일본 기업이 발표한 해외 기업 인수건 가운데 현금을 사용했다고 명시한 사례만을 집계한 결과 올해 1월을 기점으로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씨티는 "직접 투자에 의한 엔화 매도 수요가 엔화 강세를 저지하는 세력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무역전쟁 우려에 엔화 전망이 분분하지만 이미 엔화 약세 방향으로 흐름이 바뀌었다는 목소리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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