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오진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국제유가를 인위적으로 높게 유지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OPEC이 또 그 짓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바다 위에 꽉 채워진 배를 포함해서 곳곳에 원유가 기록적인 규모로 있는데, 유가가 인위적으로 매우 높다! 좋지 않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번 주 배럴당 69달러까지 올라 3년 최고치를 기록한 후 소폭 내려선 상태다.

미 경제방송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적은 OPEC이 러시아 등 다른 비OPEC 산유국과 함께 산유량 감산을 합의한 것을 언급한 것 같다며 이 합의는 올해 말에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CNBC는 또 사우디아라비아가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의 기업공개(IPO) 성공을 위해 유가를 배럴당 80~100달러 수준이 되길 원한다는 보도도 유가 상승 압력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이 "유가에 '인위적인 가격' 같은 것은 없다"며 "가격은 시장이 결정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저널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하락했다.

WTI는 이날 아침 전일보다 0.51% 하락한 67.94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는 0.54% 내린 73.38달러에 움직였다.

시장 분석가들은 트럼프 발언의 유가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미국 원유 생산은 OPEC에 속한 산유국들이 국영 석유회사를 통해 조절하는 것과 다르게 민영 생산자들에 달렸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톰 푸 원자재 경제학자는 "전국의 산유량을 조절하는 사우디와 다르게 트럼프가 진정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조금밖에 없다"며 "현재는 단지 트윗뿐이고, 우리는 이것이 '주제'가 될 수 있는지를 봐야만 한다"고 말했다.

푸는 트럼프가 미국의 전략비축유를 팔거나, 사우디가 산유량을 제한하는 합의에서 빠지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다며 하지만 어느 조치도 성공할 것 같지 않다고 강조했다.

OPEC은 현재 러시아 등 다른 대형 산유국들과 감산조치 연장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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