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대한 비난에도 소폭 올랐다.

2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09달러(0.1%) 상승한 68.3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1.5% 올랐다.

이날 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이후 낙폭을 회복하며 상승세로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침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또 그 짓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바다 위에 꽉 채워진 배를 포함해서 곳곳에 원유가 기록적인 규모로 있는데, 유가가 인위적으로 매우 높다! 좋지 않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OPEC과 비OPEC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를 내년 등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데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 석유 기업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유가 상승을 바라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 직후 "유가에 '인위적인 가격' 같은 것은 없다"며 "가격은 시장이 결정한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WTI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배럴당 67.50달러 선까지 하락하는 등 일시적으로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대이란 경제 제재 부활 가능성과 산유국 감산 합의 연장 가능성, 글로벌 원유재고의 감소 등 상승 요인이 산재한 데 따라 유가는 재차 오름세를 탔다.

사우디와 등 주요 산유국 석유장관들은 이날 사우디 지다에서 회의를 열고 감산 합의 이행 사항 등을 점검했다.

이들은 감산 합의가 충실히 지켜지고 있다는 평가를 했다.

OPEC와 비OPEC 산유국들은 오는 6월 회의를 열고 감산 기간 연장 여부를 포함한 조정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감산 합의 연장을 지지할 것인지 이야기하기 어렵다는 발언을 내놨다.

미국의 원유 생산 증가에 대한 부담은 지속했다.

원유시추업체 베이커휴즈가 발표한 이번 주 미국 내 원유채굴장비 운용 대수는 820개로 전주 대비 5개 더 늘었다. 원유채굴장비는 3주 연속 증가했다.

원유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가 상승에 대한 비판이 향후 시장에 미칠 파장에 여전히 관심을 기울이는 중이다.

IHS마르키트의 다니엘 예진 부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단지 말하는 것 외에는 원유 정책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더프 대표는 "사우디는 트럼프와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긴다"며 "사우디가 산유량 억제 정책을 완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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