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미 국채금리 상승으로 또 올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0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7.64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7.35엔보다 0.29엔(0.26%)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228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349달러보다 0.0067달러(0.54%)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2.21엔을 기록해, 전장 가격인 132.55엔보다 0.34엔(0.25%) 낮아졌다.

달러화는 미 국채금리 상승에 힘입어 엔화에 상승 출발했다.

달러화는 한때 엔화에 107.85엔까지 올라, 2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일 달러화는 금리 상승과 경제지표 호조로 엔화와 유로화에 모두 올랐다.

시장은 이날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연설, 뉴욕증시와 유가 동향, 미 국채금리 움직임 등을 주목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최근 유가와 비철금속 등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이 기대 물가 심리를 자극할 것이라는 기대로 전일 2.90%대 진입에 이어 이날 2.95% 선을 넘어섰다.

연준 위원들의 매파 발언도 이런 분위기에 일조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일 늦게 피츠버그대 연설에서 "물가가 예상치 못하게 급등하거나 무역이나 지정학적 긴장이 생기면 정책 강화 속도를 높일 수 있다"며 "현재 이를 위험 요소로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가 "새로운 세제개편은 향후 몇 년간 미국 경제 성장률을 0.5%포인트 끌어올릴 것"이라며 또 "현재 세계 경제 성장이 지속하는 것은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악화할 위험을 줄어들게 한다"고 지적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연준은 2% 물가 목표에 근접해 있다"며 "따라서 연준이 예고한 것과 같이 향후 몇 년간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것은 적당하다"고 덧붙였다.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비둘기 발언으로 달러에 내렸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워싱턴에서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물가와 관련한 우리의 자신감이 상승했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한 점은 통화 정책과 관련해 참을성과 인내 그리고 신중함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드라기 총재는 "국제적 무역 갈등은 아마 벌써 세계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긍정적 경제 성장이 나오는 것은 세계 경제 성장 추진력과 독립적인 부분일 수 없다"고 말했다.

파운드화는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의 발언으로 달러에 내렸다.

카니 총재는 BBC 방송에 출연해 경제지표 개선 흐름이 둔화하고 있다며 BOE는 5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는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영국 금융시장의 5월 금리 인상 기대는 이번 주 80%를 넘었으나, 카니의 발언 후 50% 아래로 내렸다.

핸택 마켓츠의 리처드 페리 시장 분석가는 "최근 원자재 가격의 강한 상승과 지정학적 위험의 감소가 물가 압력으로 반영되면서 세계 채권 금리를 더 끌어올릴 조짐이다"라고 말했다.

페리는 "미 국채금리 상승세의 지속 정도가 단기 달러 강세를 결정할 수 있다"며 "게다가 달러가 카니 BOE 총재의 비둘기 발언의 도움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10년물 국채금리 상승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엔화와 유로화에 모두 오름폭을 줄였다.

뉴욕증시는 미 국채금리 상승과 애플의 실적 실망 가능성 등으로 내렸다.

이날 국제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관련 발언으로 내렸다가 소폭 반등해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OPEC이 또 그 짓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바다 위에 꽉 채워진 배를 포함해서 곳곳에 원유가 기록적인 규모로 있는데, 유가가 인위적으로 매우 높다! 좋지 않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OPEC과 비OPEC 산유국이 감산 합의를 내년 등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데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유가 상승을 바라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오후에 미 경제방송 CNBC에 출연해, 물가가 2% 목표를 향해 오를 것이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상을 전망한다며 고용시장은 완전고용 범위 안에 있고, 계속 탄탄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장기적으로 위험요인이 있다며 "최근 세제개편과 재정지출 증가는 성장률을 높일 것"이라며 "경제는 이미 모든 동력을 가동하고 있어서 경제가 과열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모건 스탠리의 한스 레데커 전략가는 "기업 실적 향상과 지정학적 위험 및 무역 긴장의 완화는 다른 선진국 통화인 유로화 엔화, 프랑화에 대해서 달러의 강세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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