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4년래 최고치로 올랐다. 수익률 곡선은 평탄화를 목표로 구축됐던 거래가 되돌려지면서 확대됐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0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5bp 상승한 2.949%에서 거래됐다. 2014년 1월 이후 최고치다. 이번 주 12bp 올랐다. 지난 2월 2일 이후 주간 오름폭으로 최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3bp 오른 2.457%에서 움직였다.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다. 한 주간 8.8bp 높아졌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3bp 높은 3.138%에서 거래됐다. 지난 3월 9일 이후 가장 높다. 이번 주 10.5bp 상승했으며 지난 2월 2일 이후 가장 큰 폭이다.

10년과 2년 만기 수익률 차이는 전일의 48.1bp에서 49.2bp로 확대됐다. 지난해 말에는 125bp, 2월 초에는 78bp에 달했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물가 우려 속에 방향을 탐색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낙폭을 확대했다.

시장은 이날 발표되는 경제지표가 없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연설, 뉴욕증시와 유가 동향 등을 주목했다.

전날 장기물 국채수익률은 물가 상승 기대로 단기물보다 더 오르면서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졌다.

금리 전략가들은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기대 물가가 자극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며 이 영향이 올해 연준의 총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네 번으로 높일 것이라는 베팅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올해 총 네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36% 반영했다. 지난 11일에는 24.5%에 불과했다.

이날 10년 물가채 금리에서 추출된 BEI(Breakeven Inflation Rate, 명목 국채 금리-물가채 금리)는 2.18%로 고공 행진을 보였다. 전일의 2.19%는 지난 2014년 9월 이후 최고치였다.

연준 위원의 매파 발언도 이런 분위기에 일조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일 늦게 피츠버그대 연설에서 "물가가 예상치 못하게 급등하거나 무역이나 지정학적 긴장이 생기면 정책 강화 속도를 높일 수 있다"며 "현재 이를 위험 요소로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가 "새로운 세제개편은 향후 몇 년간 미국 경제 성장률을 0.5%포인트 끌어올릴 것"이라며 또 "현재 세계 경제 성장이 지속하는 것은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악화할 위험을 줄어들게 한다"고 지적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연준은 2% 물가 목표에 근접해 있다"며 "따라서 연준이 예고한 것과 같이 향후 몇 년간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것은 적당하다"고 덧붙였다.

전략가들은 또 최근 좁혀지던 10-2년 수익률 차이가 전일부터 확대된 것은 일부 차익실현이 등장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인포르마 인텔리전스의 데이브 에이더 수석 거시 전략가는 "주요 주제는 확실히 수익률곡선 평탄화이고, 모든 것이 함축됐다"며 "뒤를 이어서는 올해 세 차례 금리 인상을 더 해야 한다는 전망을 높일 연준 위원 발언이 있어야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이더는 "곡선 평탄화 쪽으로 기울어진 시장 포지션을 고려하면 주기적으로 곡선이 가팔라지는 조정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악사 자산운용의 크리스 이고 최고투자책임자는 수익률이 낮은 환경에서는 유럽 채권시장의 수익에 대해 낙관하기 어렵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이 성공한다면 대부분 채권 수익률을 이미 웃돈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고는 물가연동국채와 고수익채권을 선호한다며 또 유로화 시장의 위험은 2018년 후반에나 명확해질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변화에 투자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약세에도 낙폭을 더 확대했다.

뉴욕증시는 미 국채금리 상승과 애플의 실적 실망 가능성 등으로 내렸다.

이날 국제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관련 발언

으로 내렸다가 소폭 반등해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OPEC이 또 그 짓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바다 위에 꽉 채워진 배를 포함해서 곳곳에 원유가 기록적인 규모로 있는데, 유가

가 인위적으로 매우 높다! 좋지 않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OPEC과 비OPEC 산유국이 감산 합의를 내년 등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데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유가 상승을 바라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오후에 미 경제방송 CNBC에 출연해, 물가가 2% 목표를 향해 오를 것이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상을 전망한다며 고용시장은 완전고용 범위 안에 있고, 계속 탄탄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장기적으로 위험요인이 있다며 "최근 세제개편과 재정지출 증가는 성

장률을 높일 것"이라며 "경제는 이미 모든 동력을 가동하고 있어서 경제가 과열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전략가들은 이런 추세라면 10년물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경제지표들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러스킨 쉐프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수석 경제학자는 "연준이 오랜 기간 그렇게 갈망하던 물가가 도착했다"며 "다만 대규모 물가 압력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로젠버그는 "지표들은 연준이 선제로 나서기 전에 여기서 머물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 전략가는 "우리는 이번 주 내내 커진 기대 물가 거품을 갖고 있다"며 이날 거래량은 많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겔은 게다가 이번 주 회사채와 국채의 대규모 공급이 있었다며 또 앞으로 국채 입찰이 더 예정됐기 때문에 앞으로 몇 주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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