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은행이 대출 과정에 상거래 정보나 동산정보 등 동태적 정보를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권흥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2일 '중소기업 신용평가 인프라 개선을 위한 동태적 정보의 이용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중소기업의 부족한 재무정보를 보완할 수 있는 동태적 정보를 생산하고 공유할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태적 정보는 현재 기업의 신용평가에 주로 활용되는 재무제표 등 과거의 재무성과를 담고 있는 정태적 정보와 비교해 현재의 영업 활동이나 사업성을 판단할 요소를 가진 정보를 뜻한다.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의 발생과 회수를 알 수 있는 상거래 정보나 동산정보, 전기·수도 사용량 등 공공정보가 해당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74.3%.

하지만 대출 회수 가능성을 높이고자 지나치게 담보와 보증대출, 단기대출을 선호하는 영업 관행은 오랜기간 문제로 지적돼왔다.

권 연구위원은 "담보와 보증 위주의 중소기업 대출 관행은 업력이 짧아 제공 가능한 담보가 적은 중소기업의 금융접근성을 제한한다"며 "이러한 기업이 보증부 대출 등을 통한 정책금융에 과도하게 의존해 민간 금융시장을 구축하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개별 금융기관과 신용정보 회사가 수집하기에 부담되는 기업의 상거래 정보와 동산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장기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실제로 미국은 이미 신용평가회사 D&B가 기업 간 상거래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 지수 '페이덱스(Paydex)'를 개발한 상태다.

권 연구위원은 "금융결제원의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이나 전자어음 결제 정보 등을 활용한 한국형 페이덱스를 구축할 수 있다"며 "중소기업이 정책금융을 이용할 때 결제 및 정산시점 등 일부 상거래정보를 제출하도록 요구해 이를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으로 이관해 활용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제시했다.

한국기계거래소의 기계 거래 데이터나 한국자산관리공사의 공매 데이터를 활용해 동산담보의 감정평가에 기업의 신용평가를 연계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금융기관의 동산담보대출 데이터를 집중해 담보로 활용되는 주요 동산에 대한 감정평가, 손실률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자는 얘기다.

권 연구위원은 "동산은 중소기업 자산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이를 이용한 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해 효율적으로 감정평가를 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며 "이미 미국은 중소기업에 제공된 담보대출 충 63%가 동산담보대출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방안이 중소기업의 현재 재무상태와 미래 현금흐름, 영업 환경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축적하는 데 기여함으로써 시장친화적인 중소기업 금융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기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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