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23~27일) 뉴욕 채권시장의 관심은 글로벌 채권시장의 기준 역할을 하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년여 만에 3%를 돌파할지에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채금리의 추가 상승에는 최근 기대 인플레이션의 오름세를 견인한 국제유가가 우선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천억달러가 넘는 대규모 국채 입찰이 예정돼 있는 것도 수급상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지난주 미 국채금리는 장단기물이 모두 10bp 넘게 뛰면서 3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별화면(6533번)에 따르면 10년물 금리는 2.9616%로 지난 한 주 동안 13.54bp 올랐고, 30년물 금리는 전주대비 11.77bp 상승한 3.1474%에서 지난주 거래를 끝냈다.

통화정책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2년물 금리는 2.4657%로 전주대비 11.73bp 올랐다.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 차이는 49.59bp로 전주대비 1.81bp 확대됐다.

두 금리 간 격차는 지난주 중반께 43bp대까지 좁혀지면서 2007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한 뒤 다시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10년물 금리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3%' 선을 약 4bp 앞두게 됐다.

이 금리가 3% 선을 웃돈 것은 2014년 1월 초가 마지막이었다.

최근 금리 상승은 유가가 오르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을 밀어올린 영향이 컸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유가가 배럴당 80~100달러 수준이 되길 원한다는 보도도 나온 가운데 지난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2014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68달러선을 돌파했다.

WTI는 지난 2주간 10.2% 급등했다.

이 기간에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인 BEI(Breakeven Inflation Rate, 명목국채 금리-물가연동국채 금리)는 10년물 기준으로 2.07% 수준에서 10bp가량 뛰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 OPEC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를 내년까지 연장할 가능성과 중동발 지정학적 우려가 상존해 있어 유가는 더 오를 여지를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유가 상승이 소비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가가 금리에 얼마나 지속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가를 등에 업고 10년물 금리가 3%를 넘어서더라도 3% 레벨을 지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시가 지난주 후반 들어 금리 상승세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면서 조정 양상을 보인 것도 고려할 대목이다.

금리가 더 오를 경우 지난 2월 초의 주가 폭락 사태가 재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할 가능성도 시장은 염두에 둘 것으로 예상된다.

미 재무부는 24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총 1천13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입찰에 부친다.

첫날에는 2년물 320억달러어치를, 둘째날에는 5년물 350억달러어치와 2년물 변동금리부(FRN) 국채 170억달러어치를 각각 입찰한다.

마지막 날인 26일에는 7년물 290억달러어치를 입찰한다.

입찰 물량이 많지만 포트폴리오 조정용 국채 매수세가 유입되는 월말이라는 시기적 요인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대외 이벤트 중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정례 통화정책회의(26일)가 주목 대상이다.

ECB는 오는 9월을 양적완화(QE) 종료 시한으로 잡고 있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기 모멘텀이 올해 들어 빠르게 꺾이는 양상이어서 예상 밖의 매파적 태도를 보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미국의 경제지표 중에서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27일)가 가장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문가 조사에 따르면 1분기 GDP 속보치는 전기대비 연율 환산 기준으로 1.8% 성장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작년 4분기 성장률에 견줘 1.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밖에 경제지표로는 3월 기존주택판매와 4월 마킷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23일), 3월 신규주택판매와 4월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24일), 3월 상품수지와 같은 달 내구재수주(26일), 1분기 고용비용지수와 4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27일) 등이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고위 관계자들은 내달 1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지난 21일부터 통화정책에 대한 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했다.

sjkim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