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3일 서울채권시장은 미국 국채금리가 3%에 근접한 부담에 약세 흐름이 나타날 전망이다.

지난 주말 미 10년물은 4.94bp 상승한 2.9616%에 마쳤다. 5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2013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2년물은 2.98bp 높은 2.4657%에 장을 마감했다.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미 10년물은 2.8%를 하회하는 등 비교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미 금리가 상승한 직접적인 이유는 물가 상승 우려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선까지 올라오면서 누적된 부담이 뒤늦게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일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09달러(0.1%) 상승한 68.3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채권 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물가 우려가 잇따라 나온 것이 화근이었다. 지난 19일 소시에테제네랄(SG)은 근원 PCE 가격지수의 전년 대비 상승률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며, 3월 PCE 가격지수가 전년 대비 2.1%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PCE 가격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의 깊게 보는 물가지표 중 하나다.

미국 채권 수급도 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미 금리 수익률 곡선이 평탄화된 배경에는 미국의 단기물 채권 발행량 증가가 자리하고 있다. 이번 주에도 1천130억 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이 예정돼있다. 이 중 5년물과 7년물이 각각 350억 달러, 290억 달러다.

재료만 놓고 보면 미 금리가 상승할 수밖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은 6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8.4% 반영했다.

수급과 펀더멘털, 통화정책 모두 채권에 우호적이지 않았다.

채권시장은 곁가지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거나, 보고 싶지 않았던 재료들과 민낯으로 마주해야 한다.

한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채권시장은 한국은행이 빠르면 7월, 늦어도 올해 안에는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리 인상을 머뭇거리게 만드는 재료는 '물가'다. 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지는 데다 규제가격이 오르지 않으면서 물가의 상방이 막혀 있다. 두바이유가 배럴당 70달러를 상향 돌파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

북한리스크는 완화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북한은 지난 주말 핵실험과 ICBM 발사를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는 경기 상방리스크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외국인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교롭게도 외국인은 지난주 국채선물 순매수 규모를 줄여나가기 시작했다. 3년 국채선물은 2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섰다. 외국인 매매흐름도 주목해야 할 변수다.

이날 정부는 국고채 20년물 8천억 원 입찰에 나선다. 금리가 다시 상승 흐름으로 바뀌면서 장기투자자들의 매수가 얼마나 유입될지 살펴봐야 한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1.95포인트(0.82%) 하락한 24,462.94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70.4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0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67.30원) 대비 4.15원 오른 셈이다.(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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