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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수연의 전망대> 김정은과 려명거리 그리고 인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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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4.23  08: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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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진짜 무서워하는 건 인플레이션 압력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핵실험 중단을 전격적으로 발표한 배경도 대북 제재에 따른 효과가 경제 부문에서 즉각적으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유증으로 옛 추억이 됐지만 인플레이션은 정말 무섭다. 기름값, 밥값 등이 오르는 게 경제적 현상 같지만 결국 정치적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서민 삶의 질이 떨어질수록 국가 지도자들은 불안해 지기 마련이다.

    서민들은 평소에는 길가 풀처럼 무기력하다. 하지만 팍팍한 삶에 대해 분노를표현하는 방법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수십년동안 철권을 휘둘렀던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전 대통령의 몰락도 인플레이션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지난 2010년 촉발된 북아프리카의 이른바 재스민 혁명은 폭등한 밀값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당시 북아프리카 지역 서민의 주식인 소맥(밀) 값은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기준 부셸당 2010년 6월9일 4.28달러 수준에서 2011년 2월9일 8.86달러 2배 수준까지 치솟았다. 서민들은 살림살이가 그만큼 팍팍해졌고 결국 거리로 뛰쳐나왔다.

    북한도 상당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북한 평양을 중심으로 천문학적 규모의 건설투자가 집중되면서 통화증발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진단됐다. 북한은 지난해 이른바 '려명거리'라는 신도시를 완공했다고 발표했다. 평양시 대성구역에서 금수산태양궁전까지 이르는 거리는 서울 강남의 타워팰리스와 닮은 주상 복합 아파트로 가득차 있다.

       




    <마천루가 들어선 북한 평양의 려명거리>

    려명거리 조성자금은 고스란히 인플레이션 압력에 노출될 것으로 진단됐다. 잇단 대북 제재 등으로 무역적자에 시달린 북한이 통화증발 이외에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없어서다. 북한은 지난해 대 중국 무역에서 17억달러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통상적인 수준의 2배에 이르는 규모다. 대북 제재가 북한의 해외 파견 노동자들까지 겨냥하면서 무역적자에 따른 압박은 한층 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달초 'Sanctions-hit North Korea faces crisis over hard currency'라는 기사를 통해 북한의 무역적자가 커지면서 하이퍼인플레이션 압력 등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대북 제재에 따른 무역적자 확대가) 북한의 통화인 원화 투매를 촉발시켜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늘어나고 있는 화폐 공급자들의 혼란은 사회의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김정은 위원장은 2005년 개봉한 우리나라 영화 '웰컴투동막골'의 최고 명대사를 음미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당시 영화에서 동막골 촌장은 마을이 평화로운 이유를 설명하면서 "(고을 사람을) '잘 멕여야(먹여야) 돼"라고 강조했다. 남한과 북한이 잘 지내면 북한 동포들을 잘 먹일 방법은 많다. (취재부본부장)

    n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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