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삼성전자 배당금 지급이 달러-원 환율에 상반기 마지막 하단 지지력을 제공할지 주목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약 28억8천만 달러의 배당금을 지급한다. 배당금 총액은 지난해 3조9천919억 원보다 45.6% 늘어난 5조8천263억 원에 이른다.

이날 KT도 약 1억1천만 달러 배당금을 지급한다.

배당금 지급과 관련한 역송금 수요가 대부분 당일 현물환 시장에서 처리되는 경우가 많아 달러-원 환율에도 가시적인 상승 재료가 될 수 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배당금 지급과 관련한 역송금 수요가 계절적인 마찰적 상승 재료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원화 강세 기대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배당금을 지급 받더라도 원화 계정에 예치하거나 재투자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서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70원 상승한 1,071.00원에 출발했으나 상승 모멘텀이 강하지 않자 개장 직후 1,070원대 아래로 상승 폭을 줄였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배당금 지급과 관련한 수요가 소화된 이후엔 대내외 모멘텀에 따라 움직인다"며 "삼성전자 배당금 관련 역송금이 단기 지지력을 제공하겠으나 결과적으로 상단이 막히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도 "역송금 수요가 배당금을 받아 환전하는 데 그치는 것이고 기본적으로 재투자 가능성이 더 크다"며 "달러-원 환율에 오랫동안 반영돼 있던 코리아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기존 포트폴리오를 정리해서 나가는 것이 아닌 만큼 배당금 지급 시즌의 달러-원 환율 상승은 매우 제한됐던 것이 그간의 경험"이라고 말했다.

주요 기업들의 배당금 지급이 마무리되면서 환시 참가자들의 관심은 주요 정치적 이벤트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이번 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전격적인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선언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가능성이 성큼 현실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주재로 지난 20일 개최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

회의에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진행되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담은 결정서를 채택했다.

결정서는 "주체107(2018)년 4월 21일부터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ICBM)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어 "핵실험 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하여 공화국 북부 핵 시험장을 폐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배당금을 환전하는 은행들이 당일에 처리하는 게 대부분이라 달러-원 환율 하단 지지력을 제공하겠으나 현재 재료나 이벤트는 전부 달러-원 하락 재료"라며 "오전 중에 배당금 관련 수요가 나오지 않을 경우 달러-원 환율은 1,070원 아래서 계속해서 무겁게 흐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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