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국내 주식시장에서 제기된 제약·바이오업체 거품논란이 기업공개(IPO)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최근 IPO 시장 흥행의 중심에 제약·바이오업체가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업체 주가 거품이 꺼지면 기대심리가 사라지면서 IPO 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거품논란과 관계없이 공모가 밸류에이션이 IPO 시장 흥행을 결정지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제약·바이오업체 공모가가 싸면 수요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제약·바이오업체 주가에 거품이 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와 전혀 상관없는 업체들이 바이오사업을 추가하고 인력을 확보하면 주가가 오른다"며 "지나치게 부풀려진 기대는 반드시 그 이상의 고통을 수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바이오 버블은 과거 정보기술(IT) 버블보다 사회적으로 미치는 부정적 여파가 더 클 것"이라며 "바이오 버블 붕괴 후 얻는 것보다 폐해가 훨씬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논란 등으로 최근 제약·바이오업체 주가는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거래소 의약품지수는 10.72% 하락하며 모든 업종 중에서 가장 많이 떨어졌다. 코스닥 제약지수는 5.63% 하락했고 KRX 헬스케어 지수도 8.92% 떨어졌다.

이는 연초 제약·바이오업체 주가가 오른 것과 대비된다.

지난 1월 2일부터 지난 10일까지 거래소 의약품지수는 28.94% 상승해 모든 업종 중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닥 제약지수는 34.60% 올랐고 KRX 헬스케어 지수도 26.47% 상승했다.

이에 시장참가자들은 제약·바이오업체 거품논란이 IPO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올 1분기 IPO 시장에서 제약·바이오업체의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실제 올 1분기 주식시장에 상장한 업체 14곳 중에서 제약·바이오업체는 오스테오닉, 엔지켐생명과학, 동구바이오제약, 알리코제약 등 4곳이다. 대략 30% 정도다.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업체 거품이 꺼지면 IPO 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증권사 IPO 팀장은 "주가를 예측할 때 기업의 밸류에이션과 기대심리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제약·바이오업체 거품논란 등으로 제약·바이오업체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 IPO 시장에서 제약·바이오업체 인기가 떨어질 수 있다. 이는 IPO 시장전체에 부정적 요인"이라고 했다.

제약·바이오업체 거품논란보다 공모가 밸류에이션이 IPO 시장 흥행을 결정짓는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제약·바이오업체 주가수익비율(PER)이 평균 50배인데 IPO 시장에서 제약·바이오업체 PER이 평균 20배라면 공모주 수요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공모가가 얼마나 싼지에 따라 흥행이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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