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일본은행(BOJ)이 그동안 증시를 부양하기 위해 도입했던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정책을 축소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일본은행은 국채 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티 나지 않게 줄이는 '스텔스 테이퍼링'에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ETF 매입 규모도 줄이기 시작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은행은 일본 주가지수가 오전장에 0.2% 넘게 하락하는 날이면 거의 어김없이 ETF를 매입해 증시의 방어선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이번 달 들어선 일본 주가지수가 이같이 움직였던 3거래일 가운데 지난 3일 하루에만 일본은행이 ETF 매입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그 다음 날 닛케이지수가 오전 동안 0.14% 하락했음에도 증시에 개입했던 일본은행은 지난 12일과 17일 각각 오전장에 0.2% 넘게 떨어졌던 기간에는 다시 손을 놓았다.

익명을 요구한 일본 증권사 트레이더는 지난 20일 일본은행의 ETF 매입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것 같다며 "오늘도 증시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일본은행은 이날도 ETF를 매입하지 않으면서 증시에 개입하지 않은 기간이 12거래일 연속으로 늘어났다.

지난 2016년 7월 일본은행은 ETF 매입 목표치를 연 6조엔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이는 매월 5천억엔 규모로 ETF를 매입하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4월 들어 현재까지 일본은행의 ETF 매입 규모는 1천400억엔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월간 목표액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닛케이는 "일본은행은 구체적인 매입 현황이나 기준을 공시하지 않는다"면서도 "일본은행이 통화완화 정책의 핵심인 국채매입 규모를 줄이는 것은 시장에 불안감을 주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노무라연구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기우치 다카히데 전 일본은행 정책위원은 "일본은행이 매입 목표치를 낮춘다면 물가상승률 목표치 2%도 수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3월 말까지 ETF 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19조엔어치의 펀드를 사들였다. 이 펀드의 시가총액은 24조엔에 이르렀으며 일본 증시의 약 4%를 차지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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