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에 '데탕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지만 과거 출시된 통일펀드는 여전히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용되는 4개 통일펀드에서는 연초 이후 약 19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전체 설정액이 275억원 정도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10% 이상이 빠져나간 셈이다.

신영자산운용의 마라톤통일코리아 주식펀드에서만 20억원 이상의 자금이 나갔다.

하이자산운용의 코리아통일르네상스 펀드에서도 2억원 가까운 자금이 유출됐다.

수익률도 민망한 수준이다.

하이운용은 연초 이후 4.15%의 수익률을 나타냈지만 신영운용의 경우 A 클래스 기준 0.68%에 그친다.

여기에 하이자산운용은 올해 중으로 소규모 펀드 정리 차원에서 해당 펀드를 청산하게 된다.

이에 국내 투자자들이 통일 관련 종목에 간접 투자를 하고 싶어도 할 방법은 거의 없게 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통일이라는 테마 자체가 실현성이 크지 않고, 실제로 이뤄지더라도 국가 경쟁력과 기업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펀드 장기투자가 일어나기 힘들다는 얘기다.

또 통일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종목이 펀드에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도 해당 상품이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는 이유다.

신영운용 펀드의 경우 삼성전자가 14% 비중을 차지고 있으며 현대차와 SK, POSCO 등도 많이 담겨있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관계자는 "최근의 남북 관계는 사실 '경제협력'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통일펀드에 담긴 종목과는 당장은 상관이 없다"며 "단기적으로는 통일펀드보다는 남북경협 관련 종목을 발굴하는 편이 더 나은 수익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당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돼 주가가 오를 수 있지만 경제 자체의 체력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이 때문에 당장은 경협 수혜를 볼 수 있는 종목이 수익률 차원에서 나아 보인다"고 조언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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