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2위 통신장비업체 ZTE(중흥통신)가 미국 정부로부터 7년간 수출 제재를 받았지만, 중국 정부가 이를 망하게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현지시간) 분석했다.

ZTE는 당장 미국의 퀄컴으로부터 반도체를 구매할 수 없게 됐으며, 메이나드, 아카시아, 오클라로, 루멘섬 등과 같은 공급업체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여기에 구글 앱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접근하려는 ZTE의 노력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스마트폰 제조업체에는 치명적이라는 게 SCMP의 지적이다.

ZTE의 작년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4천700만대로 화웨이 출하량의 3분의 1에 달한다.

SCMP는 만약 ZTE가 미 정부와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이번 제재는 ZTE는 물론 차세대 이동통신인 5G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중국 정부의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제프리의 에디슨 리 통신 담당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ZTE를 망하게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리 이 수석 연구원도 ZTE의 직원은 8만 명으로 "대마불사(too big to fail)"격이라며 회사가 망할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그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 연구원은 ZTE가 미 상무부와 새로운 타협점을 모색하는 가운데 또 다른 중국 통신업체인 화웨이가 ZTE의 구멍을 메워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만약 미 정부가 화웨이에도 또 다른 제재를 가할 경우 중국 정부는 차세대 기술 개발 전략을 재고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정부의 제재로 중국 차세대 기술 개발 전략에 취약성이 노출된 만큼 역내 기술 개발을 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20∼21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 인터넷 안전 및 정보화 공작회의에 참석해 "핵심 기술은 나라의 가장 귀한 보배"라며 "정보 영역의 핵심 기술 확보를 가속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주 중국 관영 언론인 글로벌 타임스도 사설에서 중국은 연간 2천억 달러 이상의 반도체를 수입한다며 만약 많은 중국 반도체 구매자들이 중국 반도체 개발을 지원한다면 중국 반도체 개발을 막아설 수 없을 것이라며 기술 국산화를 강조했다.

중국 기업들도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알리바바는 최근 중국 반도체 설계업체 씨-스카이(C-SKY)를 인수한 데 이어 '알리(Ali)-NPU'라는 인공지능(AI) 전용 반도체를 개발 중이다.

중국 스마트폰업체 화웨이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P20 시리즈에 기린 칩을 사용했으며 샤오미도 자사 스마트폰에 자체 반도체를 사용하는 등 기술 국산화에 힘쓰고 있다.

인이민 ZTE 최고경영자(CEO)는 자사는 무역전쟁에 희생냥이 된 것이라고 언급하면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기술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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