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재정거래 유인 확대와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를 고려할 때 외국인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원화채권 투자 매력은 여전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23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 거래일인 20일 1년 구간의 스와프 베이시스는 마이너스(-) 71.25bp로, 역전 폭을 하루 전일보다 3.75bp 확대했다.

지난달 12일 -38.50bp까지 축소됐던 이 구간의 스와프 베이시스 역전 폭은 최근 지속해서 확대됐다. IRS 금리는 1.8475%로 해당 기간 1.25bp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CRS 금리는 1.1350%로 34.00bp나 빠진 영향을 받았다.

스와프 베이시스는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지지 않고 얻을 수 있는 무위험 차익을 일컫는다. CRS 금리에서 IRS 금리를 차감해 산출한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원화 조달 비용인 CRS 금리가 떨어져 그만큼 이익이 확대되는 구조다.

증권사 딜러는 "재정거래가 가능한 투자 여건이 조성되자, 원화채권 투자 매력에 주목한 외국인들이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원화채권 매수에 나서는 배경에는 남북 정상회담 이슈로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고 있는 점도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스와프 베이시스가 유리해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면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가 활기를 띨 수 없다"며 "외국인이 지정학적 리스크와 신용리스크 축소 가능성에 기대 원화채권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그러나 외국인의 원화채권 매수가 지속할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진단도 나온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선까지 상승한 데 따른 물가 상승 우려 속에 미국 국채 금리가 3.00% 선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상승한 점이 이런 관측을 낳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와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 선언이 있었지만, 북한의 요구 조건이 아직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점은 위험 요인이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외국인은 지난주 국채선물 순매수 규모를 줄여나가기 시작했고, 현물시장 채권 순매수액은 한 달간 주간 기준으로 가장 작은 규모였다"며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 동향에 변화가 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지난주 3년 국채선물을 4천275계약 순매수했지만 10년 국채선물은 244계약 팔았다. 현물시장에선 8천921억 원의 원화채권을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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