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최근 투자자들이 금융시장에서 트레이딩 수익을 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특히 금융위기 이후 규제 탓에 은행들이 자기자본 거래에 제한을 받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문제가 심화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대규모 자산을 투자하기보다 보유하는 쪽을 택하면서 적극적인 자산 투자 비중을 줄이기 시작했으며 이는 시장 유동성 감소로 이어졌다. 매체는 이때부터 시장에서 은행들의 거래 중재 역할도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최근에는 물가 우려와 무역 불안, 시리아발 긴장 등으로 투자한 자산에서 이익을 실현하거나 주식시장 급락으로부터 자산을 보호하는 데 더욱 어려운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 매체의 판단이다.

실제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10일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주식시장에서 8천500개가 넘는 상장 회사 중 절반 이상의 주식이 하루 10만 주 이하로 거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드햄 스몰캡 그로쓰 펀드를 운용하는 크리스 레츨러는 지난 2월 소형 기술주를 매수하려는 과정에서 거래 규모가 작고 가격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고 매수 시기를 좀 더 늦추기로 했다.

레츨러는 "당시에는 주식을 비싸게 사지 않기 위해 좀 더 기다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페이든앤리겔의 제프리 클리블랜드는 "이는 마치 식료품 가게에 갔는데 선반에 제품이 하나도 없는 것과 같다"고 묘사했다.

미국 국채 시장에서는 프라이머리 딜러(PD)들이 지난 11일까지 7일 동안 거래한 하루 국채 규모는 4천550억 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규모는 2007년 이후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체는 같은 기간 거래 가능한 국채 규모가 3배 이상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이는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회사채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종종 거래량이 많지 않은 탓에 매수를 여러 번에 걸쳐 하는 경우가 있으며 그러는 동안 가격은 당초 원했던 방향과 반대로 움직이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칼라모스 인베스트먼츠의 맷 프레운드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는 특정 가격에 특정 채권을 원하지만 원하는 가격에 포지션을 구축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올해 금융시장 변동성이 감소하면서 E-mini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선물지수 거래량도 줄었다.

거래되는 옵션 상품 종류가 증가한 것도 옵션 시장 거래량 감소에 일조했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은행 규제를 다시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시장의 유동성 문제가 오래가지는 않으리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은행이 현재 규제 하에서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투자 군에 다시 투자할 수 있게 된다면 트레이딩 환경은 훨씬 더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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