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중국의 대표적 통신장비업체 ZTE(중흥통신)가 미국의 제재를 받고 큰 타격을 입은 것은 미국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의존성을 드러낸다는 분석이 나왔다.

진 뱁티스트 수 애서턴리서치 부사장 겸 수석 연구원은 2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같이 전했다.

수 부사장은 "지난주 ZTE에 대한 미국의 제재로 우리가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은 중국의 모든 주요 기업의 생존은 미국에 큰 의존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 부사장은 ZTE, 화웨이,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등 주요 IT·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 기업들이 애플, 3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등이 제공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와 기술, 지식재산권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 부사장은 IT·반도체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공상은행, 중국은행, 차이나모바일, 페트로차이나 등 중국 대기업들도 미국의 기술에 높은 의존도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만약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긴장이 악화해 미국 측이 중국으로의 기술 이전을 금지한다면, 중국의 주요 기업과 중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수 부사장은 설명했다.

수 부사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제조 2025'를 발표하고, 중국의 독립적인 기술 개발을 강조한 것도 미국 기술에 대한 중국의 의존성을 인지한 정책이라고 봤다.

미국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고, 중국의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이 같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미다.

수 부사장은 만약 중국이 독자적인 기술 개발에 실패하거나, 기술 개발에 예상보다 긴 시간이 걸리면 중국은 미국의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복제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수 부사장은 미국의 소프트웨어와 핵심 하드웨어 구성요소는 이미 대부분 오픈소스로 공개돼 있다면서, 중국이 3개월에서 6개월이면 해당 기술을 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물론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이지만, 중국은 이를 공정한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는 게 수 부사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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