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미국의 지난 3월 기존주택판매가 두 달 연속 시장 예상을 웃도는 수준으로 늘었다.

23일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3월 기존 주택판매(계절조정치)가 전월 대비 1.1% 늘어난 560만 채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문가 전망 집계치는 0.2% 늘어난 555만 채였다.

3월 주택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1.2% 줄었다.

NAR의 로렌서 윤 수석 경제학자는 주택판매 흐름은 지난해보다 양호하다면서도 재고 부족은 여전한 위험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기존 주택판매는 북동부와 중서부 지역에서 증가했다. 반면 남부와 서부지역에서는 감소했다.

윤 경제학자는 "강한 고용시장과 최근의 세금 감면이 가계의 소득을 올리고 있지만, 특히 서부지역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는 빠른 가격 상승이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3월 기존 주택 중간 판매가격은 전년 대비 5.8% 상승한 25만700 달러를 나타냈다. 주택가격 상승세는 5년째다. 중간 판매가격은 물가가 반영되지 않는다.

한편 3월 기존 주택재고는 전월 3.4개월 치에서 3.6개월 치로 증가했다.

3월 전체 주택재고는 167만 채로 전월비 5.7% 증가했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는 7.2% 낮았다.

30년 만기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19일로 끝난 주간에 4.47%까지 올랐다. 해당 금리는 지난해 가을에는 3.5%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주택판매가 전월대비해서 늘어나긴 했지만, 전년동기 대비 줄어드는 등 정체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의 아론 테라자 수석 경제학자는 "주택시장은 성장하기보다는 정체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MUFJ의 크리스 럽키 수석 경제학자는 "주택판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던 지난 2016년 11월과 거의 유사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네이션와이드 보험의 데이비드 버손 수석 경제학자도 "(경기 확장에도)올해 주택판매는 성장은 지지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택거래가 빠르게 살아나지 않는 배경으로 공급 부족과 높은 가격, 이자율 상승 등을 꼽았다.

3월 기존주택재고는 3.6개월인데, 통상적으로 균형 수준의 재고는 6개월 치 수준이다.

특히 저가 주택의 공급 부족 현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가격이 25만 달러 이하인 주택거래는 오히려 감소했다.

윤 경제학자는 "저가 주택에 대한 구매 의향은 많다"면서도 "재고가 부족해 거래량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소득이 늘고 있지만, 주택가격이 더 빠르게 뛰는 점도 문제다.

럽키 경제학자는 "주택가격 상승 속도가 소득증가율의 두 배"라면서 "집값은 갈수록 사기 어려운 수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주택담보대출의 세금 공제 한도를 제한하는 세제 개편으로 주택보유 유인이 줄어든 점도 거래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서부지역이 영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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