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남북 정상회담이 다가오면서 카드업계에도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주요 카드사를 포함한 여신전문회사들은 신시장 개척을 위해 주로 동남아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남북한의 경제협력 물꼬가 터지면 아직 미개척지로 남아 있는 북한 시장이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4일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국내 금융회사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금융중심지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카드사를 포함한 국내 주요 여전사들이 운영하는 국외 점포는 43개로 전년보다 30% 증가했다.

국내 여전사들이 주요 진출해 있는 국가는 캄보디아, 미얀마,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 주로 동남아 지역에 집중돼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지리적이나 문화적 연결성을 볼 때 동남아보다 북한이 시장 성장 가능성이 더욱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게 관계자는 "국내시장이 포화 된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아직 북한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경제협력이 활성화된다면 새로운 사업 기회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동남아 지역은 높은 성장 가능성과 저렴한 인건비에 따른 한국기업의 진출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북한 역시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 대북포용정책이 한창이던 2000년에도 국내 주요 카드사들은 북한 카드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했다.

당시 일부 카드사는 북한 온정리의 금강산 관광지역에서 남측 관광객을 대상으로 1천 달러 한도로 쓸 수 있는 카드 사업을 시행한 바 있다.

현재 북한에서 우리의 생수에 해당하는 약수 구매까지 카드로 결제하는 등 전자결제 문화가 빠르게 일상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새로 개축한 평양 옥류약수상점을 소개하면서 10여 대의 카드식 전자결제기가 설치된 공급실에서 필요한 양의 약수를 공급받는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2010년 12월 말 조선무역은행이 전자결제 카드 서비스를 처음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출시된 카드는 북한 전역의 모든 휴대전화 봉사 소에서만 사용할 수 있게 서비스가 제한됐으나 점차 일반 상점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현금 대신 쓸 수 있게 확대됐다.

현재 북한에서 발급되는 대표적인 카드는 '나래'와 '금길', '고려' 등으로 대부분 은행계좌에 있는 예금에서 결재하는 우리의 체크카드 형태다.

나선 경제특구에서는 외국인을 상대로 '선봉'이라는 신용카드가 출시된 것으로 보도되기 했다.

다만, 아직 남북한의 경제협력 단계가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은 만큼 섣부른 기대를 하는 것은 이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북한 사업을 추진할 당시 실제로 이루어진 것은 하나도 없다"며 "불확실성이 큰 만큼 내부적으로 북한 진출에 대해 논의하기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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