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남북 정상회담이 가시화되고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다소 위축되면서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고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는 단기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으로는 수요 둔화 등으로 우량 회사채의 스프레드가 유지되거나 완만하게 확대되는 한편 비우량 회사채의 스프레드는 견조한 캐리 수요를 바탕으로 축소 기조를 나타낼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20일 연 2.188%로 전일 대비 2.2bp 상승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같은 기간 4.3bp 오른 것을 포함해 국고채 금리는 전 구간에서 상승 마감했다.

남북 정상회담이 이달 말로 다가오면서 남북관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됐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가 줄고 위험자산 선호가 늘어나면서 채권 수요 또한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남북 정상회담에서의 종전 선언 추진 소식에 주식시장이 큰 폭 강세를 보이면서 시장금리도 상승 전환했다"며 "기업 실적 호조와 북한의 비핵화 기대감 등이 위험자산 선호를 견인하며 금리상승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국고채 금리 상승으로 회사채와 국고채 간 신용스프레드는 전반적으로 소폭 축소되는 모습이다. AA급과 A급 회사채 3년물의 국고채 간 신용스프레드는 올해 초부터 꾸준히 확대되다가 이달 초 들어 축소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채권 수요 감소가 회사채시장으로 이어지면서 우량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는 확대 국면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다만 금리 매력이 있는 비우량 회사채의 경우 캐리 수요에 힘입어 스프레드가 오히려 축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우량등급 회사채는 국고채 금리의 방향과 연동해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지표물인 국고채보다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점과 기업의 펀더멘털 요인까지 반영되면 스프레드는 소폭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전문가들은 비우량 회사채의 경우 캐리 수요를 바탕으로 스프레드 축소가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향상되는 시점에서 펀더멘털이 우수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회사채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대엘리베이터나 현대건설, 녹십자 등 남북경협 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우량물의 경우 국채보다 유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산금리를 더 얹어야 팔리는 등의 측면이 있어 스프레드가 완만하게 확대될 수 있다"이라면서도 "투자자들이 금리가 올라가는 시점에서 이자를 받는 캐리 수익을 확보하려고 하기 때문에 비우량물의 스프레드는 축소될 수 있다"고 봤다.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회사채시장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이 때문에 남북관계 경색이 완화되면서 국내 회사채시장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해외에서 발행되는 원화채권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진다.

기업들은 과거보다 적은 비용으로 해외채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다.

부채자본시장(DCM)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 추진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면서 가산금리를 상대적으로 덜 줘도 되는 등 해외 자금 조달여건이 좋아진다는 면은 회사채를 발행하는 주체 입장에서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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