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편법승계 통한 세금탈루 의혹 40개 법인도 조사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국세청이 특별한 소득이 없음에도 고액 예금을 보유하거나 고액 전세ㆍ고가 아파트를 산 미성년자를 상대로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또 변칙적 자본거래를 이용해 경영권을 편법승계하는 등 세금탈루 혐의가 있는 기업가와 사주에 대해서도 동시에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다양한 과세정보와 인프라를 활용해 소득과 재산현황 및 변동내역, 세금신고내역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증여세 등 세금 탈루혐의가 짙은 268명에 대해 24일 세무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금융조사 등 자금출처 조사를 통해 조사대상자 본인의 자금원을 추적하고, 필요할 경우 직계존비속의 자금흐름과 기업자금 유출, 사적유용, 비자금 조성행위 등까지 면밀히 들여다볼 예정이다.

치밀하게 계획된 자본거래에 대해서는 주식변동조사를 통해 법인을 이용한 변칙거래와 경영권 편법승계 등의 혐의를 엄정하게 검증할 계획이다.

고액 금융자산 보유 미성년자에 대해서는 자금원을 추적해 증여세 탈루 여부는 물론 증여자의 사업소득 탈루 여부 등 자금 조성경위와 적법성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조사 결과 차명계좌로 밝혀지는 경우 탈세 여부와 함께 90%의 세율을 적용하는 금융소득 차등과세는 물론 과징금도 부과할 예정이다.

부정한 방법에 의한 탈세의 경우에는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하는 등 엄정 조치할 방침이다.

뚜렷한 소득이 없으나 고액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정당하게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등 부모 등으로부터 자금을 변칙적으로 증여받아 세무조사를 받게 되는 대상은 151명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고액 자산가의 며느리 A 씨는 시아버지로부터 5억 원을 증여받아 고금리 회사채를 매수하고, 그 직후 어린 자녀명의 계좌를 개설한 후 회사채를 입고하는 수법으로 증여세를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개인병원 원장인 B 씨의 경우는 병원 수입금액 탈루 자금 10억 원을 미성년 자녀의 증권계좌로 이체하고, 자녀명의 고가의 상장주식을 매수함으로써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한 혐의다.

자력이 없는 연소자가 재력가인 부모로부터 변칙 증여받아 고가의 아파트를 취득하거나 고액의 전세에 거주하는 77명도 세무조사 대상이다.

20대 후반인 C 씨는 아버지가 대표인 회사에 근무하면서 서울 성동구 소재 아파트를 17억 원에 취득, 아버지로부터 취득자금을 편법 증여받고 증여세를 탈루한 혐의를 받는다.

대학에서 강의하는 30대 초반의 D 씨는 서울 용산구 소재 아파트에 9억5천만 원의 전세로 거주하면서 건설업을 운영하는 아버지로부터 전세자금을 편법 증여받고 증여세를 탈루한 혐의다.

차명주식을 이용하거나 주식 고저가 거래, 신주인수권부사채(BW)ㆍ전환사채(CB) 우회 인수 등의 방법으로 세 부담 없이 경영권을 편법으로 승계한 40개 법인도 이번에 세무조사를 받는다.

ㄱ 법인의 실사주 E 씨는 ㄱ 법인 주식 명의 수탁자인 임직원들이 퇴직한 후 명의신탁주식을 실명전환 하지 않고 자녀들이 100% 주주로 있는 ㄴ 법인에 저가로 양도해 양도세와 증여세를 탈루했다.

ㄹ 그룹 사주 F 씨는 회사 내부정보를 활용해 미성년 손주에게 미리 주식을 증여하고, 그 이후 개발사업 시행으로 주식가치가 급등해 손주의 재산가치가 막대하게 증가했음에도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았다.

ㅁ 사의 최대주주인 G 씨는 자기지분을 초과한 신주인수권을 저가취득 하고서 주식으로 전환하고, 배우자도 남편 G 씨로부터 증여받은 신주인수권을 주식 전환해 막대한 이익을 얻었지만,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았다.

국세청 관계자는 "청약과열지역 아파트 당첨자의 자금조달계획서가 수집되는 대로 전수 분석해 탈세혐의가 발견되면 세무조사를 하고, 주식ㆍ예금 등 고액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미성년자에 대해서는 그 범위를 확대해 지속해서 탈세 여부를 검증할 것이다"고 말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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