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한국GM이 노사 임단협 잠정 합의로 법정관리 위기를 넘겼으나, 당분간 생산성 및 판매 대수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외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량 증대도 풀어야 하는 숙제로 지목됐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는 한국GM에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와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 등 신차 2종을 배정할 계획이다.

베리 앵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GM에서 한국GM에 2종의 중요한 신제품을 배정할 것"이라며 "두 제품 모두 생산량이 굉장히 크고 수출물량이 대다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GM 본사는 내년 말부터 부평공장에 트랙스 후속모델로 소형 SUV를 25만대 배정할 방침이다.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던 스파크는 오는 2022년 CUV 25만대로 대체될 예정이다.

한국GM 노사는 후속모델을 배정받지 못한 부평2공장에 대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2022년 이후 말리부를 대체할 신차 물량확보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국내시장 철수논란 등으로 이미지가 훼손되고 생산량과 판매량이 크게 저하됐다는 점에서 한국GM이 단기간에 판매량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으리라고 예상하고 있다.

앞서 한국GM이 제출한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신청서류에는 한국GM이 연 50만대의 생산체제를 내년 30만대 후반까지 줄인다는 계획이 담겼다. 오는 2020년과 2021년 생산물량도 각각 40여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GM은 신차 2종 투입으로 연 5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는 오는 2022년에야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3~4년 동안은 생산이나 판매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최근 한국GM의 판매부진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2월 군산공장 폐쇄 결정이 발표된 이후 한국GM 내수판매는 반 토막이 났다.

지난 3월 한국GM 내수판매는 6천272대로 전년 동월 대비 57.6% 감소했다. 1~3월 누적으로 봐도 1만9천920대로 전년 동기 대비 47.1% 줄어든 수준이다.

수출도 뒷걸음질했다. 3월 수출은 3만4천988대로 전년 동월대비 3% 줄었고, 1~3월 누적 수출도 10만466대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으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이어 판매량 3위를 기록했던 한국GM은 올해 2월부터는 쌍용자동차에 추월당하면서 4위로 밀렸다. 더욱이 지난달부터는 르노삼성차는 물론 수입차인 벤츠와 BMW에도 밀렸다.

이 때문에 단순한 신차배정 여부를 넘어 향후 차세대 CUV로 어떤 차량이 배정될지에도 관심이다. 최근 전기차나 자율주행차와 같은 미래차 배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여기에 국내에서 잇따라 폐점하는 대리점 등 영업망 회복과 쉐보레 유럽철수 등에 따른 해외판로 모색도 시급한 상황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PSA(푸조·시트로앵 그룹)가 GM의 유럽사업부인 오펠을 인수하면서 내년부터 한국GM의 유럽수출 물량 13만대가 감소할 예정"이라며 "내수시장에서의 신뢰회복과 유럽에서의 대체시장 모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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