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미 국채금리 오름세에도 뉴욕증시 불안으로 위험자산 회피가 강해져 혼조세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4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8.73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8.72엔보다 0.01엔(0.00%) 올랐다. 일 중 109.19엔에서 고점 기록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223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207달러보다 0.0026달러(0.21%) 상승했다. 한때 1.2244달러까지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3.03엔을 기록해, 전장 가격인 132.71엔보다 0.32엔(0.24%) 높아졌다.

달러화는 미 국채금리 오름세로 엔화에는 상승했지만, 유로화에는 내리는 혼조세로 출발했다.

시장은 뉴욕증시 등 위험자산 동향, 유가 등 원자재 가격 동향, 미 경제지표, 중동 지정학적 긴장 등을 주목했다.

뉴욕증시 상승 개장 후 10년물 국채수익률이 2014년 1월 이후 처음으로 3.001% 선에 도달했으나 곧 3% 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후 상승 개장했던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반락하면서 불안 심리가 커지자, 달러가 안전자산인 엔화에 반락하고, 유로화에도 낙폭을 확대했다.

유로화는 독일 경제지표 부진에도 달러에 강세를 보였다.

독일 뮌헨에 있는 Ifo 경제연구소는 약 7천 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4월 기업환경지수(BCI)가 102.1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 102.6을 밑돌았다.

포렉스닷컴의 파와드 라자크자다 시장 분석가는 "달러가 5일째 오른 후에 일부 강세론자들이 차익실현을 하고 있다"며 이번 주 유럽과 일본 중앙은행의 정책 결정회의가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라자크자다는 "그러나 우리는 달러가 단기적으로 더 오를 수 있다고 본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뒷받침을 받는 미 국채금리의 상승이 달러를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반대로 다른 중앙은행은 이전의 매파 발언을 되돌리고 있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이 놀랍게 매파적이거나 미 경제지표가 실망스럽다면 달러 지수는 유로-달러 환율의 상승 여지 때문에 다시 실질적인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발표된 미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미국 주택가격이 대출금리 상승과 재고 부족 속에 오름세를 이어갔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2월 전미주택가격지수는 계절 조정 전 기준으로 각각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6.3% 상승했다. 1월엔 6.2%였다.

2월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은 전월비 0.7%, 전년비 6.8% 높아졌다. 6.8% 상승은 2014년 중순 이후 최고치다. 시장의 예상치는 6.3% 상승이었다.

지난 3월 미국의 신규 주택판매가 금융시장의 예상치보다 큰 폭 증가했다.

미 상무부는 3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4.0% 증가한 연율 69만4천 채(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전문가들 전망치는 63만 채였다.

웰스파고의 마크 빈터 선임 경제학자는 탄탄한 주택 판매 증가는 낮은 실업률과 역대 최저의 해고 수준이 수요를 뒷받침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또 다른 큰 동력은 밀레니얼 세대가 가정을 꾸리는 시점에 도달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네이션와이드의 수석 경제학자 데이비드 버슨은 "공급 부족에 따른 기존 주택 판매 부진이 신규 주택시장으로 구매자들을 밀어 넣는다"고 설명했다.

콘퍼런스보드는 4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달의 127.0에서 128.7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애널리스트들은 125.6으로 전망했다.

린 프랑코 콘퍼런스보드 경제지표 부분 디렉터는 "전체적으로 자신감의 수준이 매우 강하고, 이는 경제가 앞으로 몇 개월간 높은 속도로 계속 팽창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IHS 마킷의 데이비드 데울 미국 담당 경제학자는 "고용과 임금 증가 때문에 지속해서 늘어나는 수입은 앞으로 몇 년 더 소비자들의 자신감을 북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4월 리치먼드 지역의 제조업 활동이 급락했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은 4월 제조업지수가 전월의 15에서 마이너스(-) 3으로 내렸다고 발표했다. 2015년 9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보였다.

지수는 제로(0)를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낙폭이 한때 600포인트 수준까지 확대되자 엔화와 유로화에 낙폭을 더 벌렸다가 엔화에만 낙폭을 반납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주요 주가지수가 큰 폭 하락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협상의 합의 가능성을 내비친 데 따라 배럴당 0.94달러(1.4%) 하락한 67.7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17일 이후 가장 낮다.

뉴욕 금 가격은 국채금리 상승에도 미 주가 하락으로 온스당 0.7% 오른 1천333달러에 마감했다. 금 가격은 4거래일 만에 상승으로 전환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미 국채금리 움직임과 ECB 정책회의를 주목하면서 달러 방향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TD증권의 마크 매코믹 전략가는 "달러는 최근 세계적인 성장세 주춤과 캐나다부터 중국까지 중앙은행들이 통화 완화정책을 확대할 것이라는 투자자들 인식의 도움을 받았다"고 진단했다.

매코믹은 "ECB 회의 전에 시장이 랠리를 준비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소시에테제네랄(SG)은 "신흥국 각각의 나라에 대한 우려와 피로감 및 10년물 국채금리 상승 때문에 달러가 지지를 받고 있다"며 "이번 달 가장 최악의 수익률을 보인 것은 러시아 루블화와 브라질 헤알화, 멕시코 페소,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 터키 리라화"라고 설명했다.

다만 SG은 "달러 강세는 일시적일 것"이라면서 "장기적 달러 추세는 여전히 하락이고 이것이 바뀌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ING 은행은 달러의 상승은 '숏 스퀴즈' 탓이라며 현재 상태가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은 "가장 최근인 지난해 10월을 전례로 봤을 때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기 전 3~4주 정도 강세를 나타냈다"면서 "다만 평균적으로 달러 지수가 오른 후에 어떤 방향으로 갈지 분명한 패턴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은행은 달러-엔 환율의 장기 목표치인 97.35엔을 유지한다며 달러-엔 현재 수준은 현재 흥미로운 매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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