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장중 3% 선을 넘었다가 위험자산인 증시의 불안으로 내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4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9bp 상승한 2.983%에서 거래됐다. 장중 3.001%까지 올랐으며 지난해 말에는 2.411%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8bp 내린 2.466%에서 움직였다. 지난해 말 1.891%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4bp 높은 3.167%에서 거래됐다. 지난 2월 27일 이후 가장 높다. 지난해 말에는 2.741%였다.

10년과 2년 만기 수익률 차이는 전장의 49.9bp에서 51.7bp로 확대됐다. 지난해 말에는 125bp, 2월 초에는 78bp에 달했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개장 초에는 간밤의 오름폭을 높였다 낮췄다 하는 등 오락가락하다가 뉴욕증시 개장이 가까워지면서 내림세로 돌아섰다.

시장은 뉴욕증시 등 위험자산 동향, 유가 등 원자재 가격 동향, 미 경제지표 등을 주목했다.

뉴욕증시 상승 개장 후 10년물 국채수익률이 2014년 1월 이후 처음으로 3.001% 선에 도달했으나 곧 3% 선 아래로 떨어졌다.

캔토 피츠제랄드의 브라이언 에드먼즈 이사는 "높은 금리 환경은 충분히 논리적"이라면서 "특히 현재 좋은 경제 상황과 재정적자가 확장되는 것을 고려했을 때 그렇다"라고 설명했다.

UBS 웰쓰매니지먼트의 폴 도노반 수석 세계 경제학자는 "미 국채수익률이 3% 선에 덤비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며 "경제적으로 3%는 2.98%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금융위기 이후로 몇 차례 3% 선을 넘어섰지만, 곧 다시 그 수준 아래로 떨어졌다. 이런 반복되는 행동은 투자자들에게 최근 금리 상승이 새로운 국면인지 아니면 과거 움직임의 재현인지 논쟁을 촉발하게 하기도 했다.

10년물 수익률의 상승은 증시 같은 위험자산에는 우려 요인이다. 기업 차입 비용을 높이고, 주택을 산 가계의 이자 부담도 키우기 때문이다. 결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내림세로 돌아서면서, 국채가 낙폭도 줄었다.

금리 전략가들은 문제는 경제지표가 다소 부진한 가운데 물가 상승 기대만 커지는 이상한 시기에 10년물 수익률이 3%에 도달한 점이라고 지적했다.

전략가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국채수익률이 더 오를 여지가 있는 동시에 국채수익률 곡선이 평탄화될 조짐도 있는 등 불확실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제유가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 선에 접근하는 데다 중국과의 무역 긴장도 물가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Sit 픽스드 인컴 어드바이저의 브라이스 도티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물가연동국채(TIP)를 사용한 시장 기대 물가는 2.25% 정도"라며 "모든 것이 물가 상승을 가리키고 있고, 물가가 오른다면 채권 수익률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금리 인상 횟수 전망도 커지고 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올해 세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53% 반영했다. 한 달 전에는 33%에 불과했다.

아문디 파이오니어의 애드리안 헬퍼트 헤드는 "시장이 무역 위험보다는 경기 하강 가능성이 더 있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있다"며 수익률곡선이 2019년 초에 역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경기 침체가 1년여 후에 온다는 의미다.

지난 1975년 이후 수익률 곡선이 역전될 때마다 경기 침체가 온 적이 많았다.

반면 리처드 번스타인 어드바이저의 리치 번스타인은 수익률곡선을 조도를 조절하는 스위치가 아니라 온-오프 스위치로 봐야 한다며 스위치가 내려갈 때까지 우리는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다.

번스타인은 수익률곡선이 상대적으로 평평할 때 주가는 성과가 좋은 경향이 있다며 1976년 이후로 10-2년 격차가 0~50bp에 있을 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다음 해에 평균 13% 올랐다고 덧붙였다.

그는 곡선이 역전된 다음에는 S&P 500은 평균 단지 5% 올랐고, 심한 하락을 경험했다며 수익률곡선이 우려의 메시지이기는 하지만 아직 마지막 경고를 선언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600포인트에 육박하는 낙폭을 보인 데다 국제유가가 내리자 낙폭을 더 줄였다.

미 재무부는 2년물 320억 달러어치 국채를 연 2.498%에 발행했다. 포괄적인 수요를 보여주는 응찰률은 2.61배, 펀드 매니저와 해외 중앙은행의 수요를 나타내는 간접 낙찰률은 41.6%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날 입찰 수요가 썩 좋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주요 주가지수가 큰 폭 하락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협상의 합의 가능성을 내비친 데 따라 배럴당 0.94달

러(1.4%) 하락한 67.7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17일 이후 가장 낮다.

뉴욕 금 가격은 국채 금리 상승에도 미 주가 하락으로 온스당 0.7% 오른 1천

333달러에 마감했다. 금 가격은 4거래일 만에 상승으로 전환했다.

전략가들은 아직 값싼 이자로 돈을 쉽게 빌릴 수 있는 '이지머니' 시대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웰스파고의 앤드루 헌트 이사는 "10년물 국채 금리가 3% 이상으로 오른 것은 중앙은행의 완화적인 정책의 시기가 끝났다는 것을 시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헌트 이사는 "연준이 채권 매입 규모를 줄여도 채권 금리는 떨어질 수 있다"며 "일본과 유럽 중앙은행은 여전히 채권 매입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5년 전만 해도 현재 이 단계에 와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면서 "지금으로부터 몇 년 후 이 단계를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미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미국 주택가격이 대출금리 상승과 재고 부족 속에 오름세를 이어갔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2월 전미주택가격지수는 계절 조정 전 기준으로 각각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6.3% 상승했다. 1월엔 6.2%였다.

2월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은 전월비 0.7% 상승했고, 전년비 6.8% 높아졌다. 6.8% 상승은 2014년 중순 이후 최고치다. 1월에는 6.4%였다. 시장의 예상치는 6.3% 상승이었다.

지난 3월 미국의 신규 주택판매가 금융시장의 예상치보다 큰 폭 증가했다.

미 상무부는 3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4.0% 증가한 연율 69만4천 채(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전문가들 전망치는 63만 채였다.

웰스파고의 마크 빈터 선임 경제학자는 탄탄한 주택 판매 증가는 낮은 실업률과 역대 최저의 해고 수준이 수요를 뒷받침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또 다른 큰 동력은 밀레니얼 세대가 가정을 꾸리는 시점에 도달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네이션와이드의 수석 경제학자 데이비드 버슨은 "공급 부족에 따른 기존 주택 판매 부진이 신규 주택시장으로 구매자들을 밀어 넣는다"고 설명했다.

콘퍼런스보드는 4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달의 127.0에서 128.7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애널리스트들은 125.6으로 전망했다.

린 프랑코 콘퍼런스보드 경제지표 부분 디렉터는 "전체적으로 자신감의 수준이 매우 강하고, 이는 경제가 앞으로 몇 개월간 높은 속도로 계속 팽창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IHS 마킷의 데이비드 데울 미국 담당 경제학자는 "고용과 임금 증가 때문에 지속해서 늘어나는 수입은 앞으로 몇 년 더 소비자들의 자신감을 북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4월 리치먼드 지역의 제조업 활동이 급락했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은 4월 제조업지수가 전월의 15에서 마이너스(-) 3으로 내렸다고 발표했다. 2015년 9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보였다.

지수는 제로(0)를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libert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