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활성화 정책으로 온기가 감도는 코스닥과는 달리 코넥스 시장은 적막하기만 하다. 학계를 중심으로 통폐합 의견까지 나오고 있어 증권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학계를 중심으로 코스닥 시장과 코넥스 시장을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거래소는 아직 검토 중인 사안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을 활성화를 위한 묘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코넥스 시장은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의 하나로 설립됐다. 당초 중소 벤처기업의 성장 사다리가 되겠다는 목표였으나, 초라한 거래량과 함께 유명무실해졌다.

그간 한국거래소를 비롯한 금융당국은 다양한 정책을 내놓으며 코넥스에 심폐소생술을 했다. 지난해에는 '코넥스 시장의 지속성장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에 따라 상장, 공시, 업무 규정을 개정했으나, 큰 효과는 없었다.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코넥스 시장이 '프리 코스닥 시장'으로 공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채 6개월도 지나지 않아 시장 안팎에서 '코넥스 통폐합'이 언급되는 상황이다.

증권업계는 당국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중기특화 증권사들은 허탈함 마저 내비쳤다. 중기특화 증권사 평가항목에 코넥스 지정자문인 점수, 상장 실적 등이 큰 점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A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대금이 코스닥의 1천 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며 코넥스의 존재감이 옅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코스닥의 상장 문턱이 낮아지면서 정체성이 모호해졌다는 평가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간 중소형 증권사들은 트랙 레코드 등을 관리하기 위해 큰돈이 되지 않아도 코넥스 시장 개척에 힘써왔는데, 시장이 갈수록 위축돼 걱정"이라고 말했다.

설사 통폐합을 한다고 해도 넘어야 할 장애물은 많다. 코넥스의 일부 기업을 코스닥으로 이전할 경우, 코스닥에 직상장한 기업들과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또한, 통합 과정에서 코스닥에 외형 요건이 미달하는 기업을 K-OTC로 이전하게 되면, 금융투자협회의 소관이 된다. 기업공개(IPO)라는 과정이 없는 K-OTC 시장과 코넥스는 분명히 큰 차이가 있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코넥스 나름대로 존재 이유를 되짚어봐야 할 것"이라며 "코넥스, 코스닥으로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라는 큰 틀에서 코넥스가 차별화되는 방안을 고민해 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올해 코넥스 상장을 목표로 하는 기업은 20개 내외에 불과하다"며 "자본시장의 큰 틀에서 코넥스의 조달 기능을 점검해봐야 하고, 장내외 거래의 장단점을 우선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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