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남북정상회담은 북미정상회담의 예고편"

이틀 앞으로 다가온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체제의 기틀을 마련할 '대선언'이 나올지에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도 주시하고 있다.

특히 정상회담에서 종전 선언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그간 한국 자산시장을 강하게 눌러온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는 계기가 될 지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원화 강세 국면을 더욱 촉발하는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달러-원 환율이 1,000선 아래로 뚫고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다만, 시장 참가자들은 한반도발(發) 평화 무드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다양한 변수 등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세 자릿수 환율을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20일 이동평균선인 1,066.16원과 120일 이동평균선인 1,079.59원 사이에서 등락하고 있다.

최근 3거래일 연속으로 상승해 120일 이평선 부근에서 갭이 발생했지만 꾸준한 고점 매도 물량으로 상단은 여전히 무거운 상황이다.

글로벌 달러 강세에도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원화 강세 베팅 기대가 약하지 않은 셈이다.

특히 지난달 2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정상회담 일자를 확정한 후 이달 초 우리나라 예술단의 평양 공연까지 이어지자 연저점은 지난 3일 기록한 1,054.00원까지 낮아진 바 있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전일 1,080원 부근으로 상승 출발했으나 개장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차츰 상단을 낮추면서 고점 매도 심리를 확인했다.

대부분의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남북정상회담에도 달러-원이 세 자릿수로 내려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다만 향후 북미정상회담으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오고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으로 상황이 급진전하면 원화 강세 흐름은 예상보다 더욱 빨라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통화에서 "종전선언은 남북만의 대화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남북미 3자 합의가 이뤄져야 성공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달러-원 환율 최근 10년 추이 *자료 :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0)>

달러-원 환율이 세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8년 4월 29일 장중 저점 998.00원을 기록한 것이 마지막이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여러 가지 파격적인 제안이 오갔을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커 1,050원대 연저점이 깨질 수 있다"며 "1,000원대 부근까지 내려섰던 2014년 7월 달러-원 환율 움직임을 보면 1,050원대 지지선이 깨지니 1,000원대까진 손쉽게 내려선 바 있다"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1,050원이 깨진 후에는 1,000원대를 향해 내려가겠고 오버슈팅할 경우 세자릿수도 터치할 수 있다고 본다"며 "그간 달러-원 환율이 1,000원대를 유지한 것은 코리아리스크가 반영된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세자릿수 환율이 10년 만에 처음인 만큼 외환 당국의 경계는 물론이고 숏커버 수요가 강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달러-원 환율의 세자릿수 전망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접근이 유효한 셈이다.

C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그간 달러-원 환율이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졌을 때도 많이 오르지 않았는데 리스크 완화 뉴스에 즉각적으로 반응할지 의구심이 남아 있다"며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지만 주가 상승과 외국인 자금 유입이 추세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D시중은행 외환딜러도 "글로벌 달러 강세에 비해 달러-원 환율이 남북정상회담 이슈로 쉽게 오르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종전 선언이 나오더라도 세자릿수는 심리적으로 부담스러워서 과도하지 않나 싶다. 1,020원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sy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