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우리은행이 개성공단 지점 재개 여부를 두고 오는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남북 화해 무드 속에 경제협력으로까지 논의가 확대되면 북한 현지 지점 영업을 다시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개성공단 지점 문을 연 것은 지난 2004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통일부가 개성공단에 15개 시범업체를 시작으로 200개까지 진출 기업을 확대키로 하면서 우리은행이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지점을 개설했다.

여신과 수신업무는 물론 신용장, 외환 업무 등 국내에서 취급하는 모든 금융서비스를 개성공업지구 내 입주기업들에 제공한다는 목적에서다.

근무 인력은 총 7명.

우리은행에서는 책임자급 3명을 파견했다.

김기홍 당시 개성공단 지점장은 실향민 가족을 둬 북한 현지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점이 부각돼 초대 지점장이 됐다.

4명은 북한에서 현지 채용했다. 개성고려경제전문학교를 나온 현지 엘리트 인력이 환전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기본 거래 통화가 미국 달러화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점 설립 초기에 곧바로 정착하긴 쉽지 않았다. 은행 전산장비가 전략물자 반출 제한 규정을 심하게 받는 데다, 통신시설과 주거생활 여건이 열악했기 때문이다.

시범단지 입주업체 대부분이 남북협력기금을 지원받고 있어 여신 규모도 크게 늘진 않았다.

수신을 받아도 자금을 운용할 수 없어 예금 금리를 제공할 수도 없었다.

이후 핵실험 등으로 북한과의 관계가 악화할 때마다 개성공단 지점은 정치권의 도마 위에 올랐다. 금융당국의 해명에도 개성공단 지점을 통해 송금되는 자금이 북한의 무기제작 등 군비 확충에 사용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북한 관련 사업을 꾸준히 늘려갔다.

2006년 1월에는 파주에 있는 남북출입국사무소에 환전소를 열었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릴 때면 남측 이산가족 집결 장소에 임시환전소를 설치했다. 상봉단이 방북 여행경비를 사용할 수 있는 달러를 바꿔주는 환전서비스도 제공했다.

하지만 2013년 4월 지점 개점 8년 5개월 만에 영업을 더는 할 수 없게 됐다.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하면서 134일간 문을 닫았다.

이후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결정에 2016년 2월을 기점으로 개성공단 지점 영업은 완전히 중단됐다. 현재는 서울 본점에 개성공단 지점 임시 영업점을 열어둔 상태다.

여전히 지점 설비 등 인프라는 개성 현지에 남아있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25일 "과거 신탁은행, 상공은행 등을 합친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시절에는 남북 분단이 되기 전에 북한 지역에만 40개 안팎의 지점을 운영했었다"며 "개성공단 지점은 손익을 떠나 그 이상의 가치와 의미가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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