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업계, 현대건설과 합병 가능성도 제기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정원 기자 =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추진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재편과 무관하지 않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발표한 지배구조 재편의 핵심 가운데 하나가 정몽구 회장, 정의선 부회장이 각 계열사가 보유한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인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 등 4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 우선 현대모비스의 모듈ㆍA/S부품 사업부와 현대글로비스를 합병할 예정이다. 이후 정 회장 부자는 합병 현대글로비스 지분 29.9%를 모두 기아자동차에 매각한다. 대신, 정 회장 부자는 기아차(16.9%)와 현대제철(5.7%), 현대글로비스(0.7%)가 보유한 현대모비스의 지분 23.3%를 모두 사들인다.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의 최대 주주가 됨으로써 현대차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당초 목표로 세운 순환출자 고리도 모두 끊어진다.

문제는 자금력이다. 정 회장 부자가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매입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4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또 하나의 자금줄이 될 현대글로비스 주식 처분 과정에서 1조원이 넘는 양도소득세도 내야 한다.

정 회장(4.7%)과 정 부회장(11.72%)이 보유한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은 이 과정에서 중요한 재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4일 기준 장외 시장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시가총액은 6조5천억원 수준이다. 정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만 8천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다만, 상장을 통해 기업 재평가를 받으면 현대엔지니어링의 몸값이 더욱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2015년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설이 흘러나올 때 몸값은 10조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 경우 정 회장 부자가 보유한 지분가치는 1조5천억원을 웃돌게 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후 현대건설과 합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25일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합병하면 시너지가 확실하게 날 수 있다"면서 "정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도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은 추후 합병을 위한 공정가치를 확보해 특혜 시비를 완전하게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jwchoi@yna.co.kr

jw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