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글로벌 자산운용사 핌코가 '채권왕' 빌 그로스가 떠난 자리를 '로봇'으로 메울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핌코가 투자 결정에 있어 한 명의 핵심 인물에게 과도하게 의존해왔다며 미래를 수백만 줄의 소프트웨어 코드에 걸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핌코는 올해 말 텍사스 오스틴에 사무실을 열고 정보기술(IT) 인력 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핌코는 올해 신규 인력을 250여명 뽑아 인력을 10% 확충할 예정인데 이들 중 대다수가 핌코의 기술 시스템을 현대화할 엔지니어 직군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 채권 거래 플랫폼부터 새로운 데이터 베이스 활용 수단까지 다양한 업무를 맡길 계획으로 비용 절감과 투자 아이디어 고도화를 꾀하는 변화로 평가됐다.

신문은 3년 전 핵심 인물이었던 공동 창업자인 그로스가 떠나자 회사가 흔들렸다면서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핌코 경영진은 채권왕 이탈과 함께 대표 채권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자 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이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핌코의 뮤추얼 펀드로 33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자금이 빠져나가던 지난 4년간의 부진을 털어낸 것이다.

현재 핌코의 운용 자산 규모는 1조7천억달러다. 그로스가 재직하던 시절의 2조달러를 소폭 밑도는 수준이다.

신문은 핌코의 이매뉴얼 로먼 최고경영자(CEO)가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투자에 베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달 인터뷰에서 "세계 최고의 채권 투자자가 되는 것이 기본 전략"이라며 "이를 위해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핌코는 알고리즘에 따라 투자하는 펀드 출시를 준비 중이다.

로먼 CEO는 물가 예측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한다면 투자 결정을 내릴 때 유리할 것이라며 기술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머신 러닝 기술을 자산 운용과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연구하기 위해 대학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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