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미국 원유재고가 시장의 기대와 달리 큰 폭 증가했음에도 소폭 올라 마감했다.

2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35달러(0.5%) 상승한 68.0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원유재고 결과 등 수급 요인과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 부활 가능성, 중동 지정학적 위험 등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과 달리 증가한 점은 장 초반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217만 배럴 증가한 것으로 발표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조사한 전문가 전망치는 170만 배럴 감소였다.

지난주 휘발유 재고는 84만 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는 261만 배럴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6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90만 배럴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전일 장 마감 이후 발표된 미국석유협회(API)의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도 110만 배럴 증가를 기록했다.

미국의 지난주 원유 생산량도 하루평균 1천60만 배럴로 늘었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1천100만 배럴 수준인 러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아졌다.

미국의 국채 금리가 3%대로 다시 올라선 가운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진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달러 강세도 유가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주요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91.24대까지 고점을 높였다.

원유는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통상 달러 강세는 유가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유가는 다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의 감산 연장 가능성,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 부활 위험, 균형적인 수준으로 줄어든 글로벌 원유재고 등의 요인이 여전한 데 장 후반 상승 반전해 마감했다.

브렌트유 선물의 '롱(매수)' 포지션이 역사적인 수준으로 구축됐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등 시장의 유가 상승 기대도 단단히 유지되고 있다.

전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이란 핵 합의와 관련해 미국과 프랑스가 조만간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밝힌 데 따른 유가 하락 압력도 완화됐다.

미국과 프랑스가 이란 탄도미사일 제재 등을 포함한 수정안에 합의하더라도 이란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힘을 얻었다.

미국이 제시한 협상 시한인 다음 달 12일에 가까워질수록 시장의 불안감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PVM 오일 어소시에이트의 스테판 브레녹 전략가는 "명확한 사실은 마감 시한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고, 이에 가까워질수록 (미국의)수사도 거칠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수급 등 기초여건이 유가 상승에 우호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만큼 상승세가 유지될 수 있다고 봤다.

세븐리포트의 타일러 리케이 공동 편집자는 "지정학적 위험과 세계 경제 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 낙관론이 다시 우위를 점했다"며 "미국의 원유 생산이 증가하는 점이 유일한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브레녹 전략가는 "시장 참가자들은 이례적일 정도로 유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며 "다만 이미 매수포지션이 대거 구축된 점은 유가 자금 유입을 제한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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