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3% 선 위에 안착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5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4.3bp 상승한 3.026%에서 거래됐다. 지난 2013년 12월 31일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말에는 2.411%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2bp 오른 2.488%에서 움직였다. 2008년 8월 이후 가장 높다. 지난해 말 1.891%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4.3bp 높은 3.211%에서 거래됐다. 지난 2월 21일 이후 가장 높다. 지난해 말에는 2.741%였다.

10년과 2년 만기 수익률 차이는 전장의 51.7bp에서 53.8bp로 확대됐다. 지난해 말에는 125bp, 2월 초에는 78bp에 달했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하락 출발했다가 뉴욕증시에 따라 낙폭을 줄이는 등 왔다 갔다 했다.

전날 10년물 수익률은 장중 3% 선을 넘었다가 증시 불안으로 내려섰다.

시장은 이날 발표되는 경제지표가 없는 가운데 뉴욕증시 등 위험자산 동향,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국채 입찰 등을 주목했다.

뉴욕증시는 금리 상승 우려 탓에 기업 실적이 호조였음에도 하락 개장했다가 낙폭을 줄이는 등 오락가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 밖으로 늘어나 하락했다가 다시 반등하는 등 방향이 자주 바뀌는 모습을 보였다.

미 재무부는 이날 5년물 350억 달러어치와 2년물 변동금리부(FRN) 국채 170억 달러어치를 각각 입찰했으며, 다음 날에는 7년물 290억 달러어치를 발행한다.

금리 전략가들은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정책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인상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기대가 계속 국채수익률을 끌어올린다고 설명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올해 총 네 차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47% 반영했다. 한 달 전에는 33%였다.

악사 자산운용사는 "시장은 미래 물가를 예상할 능력이 매우 작다"며 시장은 예측하기보다는 물가에 적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운용사는 "물가가 오른다면 시장은 더 높은 물가를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와 유가가 반등에 성공하자 낙폭을 다시 벌렸다.

전략가들은 경제 성장이 호조를 보이는 데다 증시 평가가치가 낮은 만큼 2월의 불안이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제여건에 대한 안심은 국채수익률의 추가 상승과 수익률곡선의 '스티프닝'에 우호적인 여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의 다음 저항대는 2011년 7월 이후 최고치인 3.047%이 거론되고 있다.

노무라의 조지 곤칼브스 이사는 "3%에 도달하는 것보다 3.05~3.1%에 도달할 때 많은 사람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면서 "과연 여기서 계속 금리가 올라갈지 이것이 다른 자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이어 곤칼브스 이사는 "만약 3.05% 저항선이 무너진다면 기술적으로 금리는 아주 빠르게 오를 것"이라면서 "이는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이것이 언제 증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지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트레이드 증권의 마크 로웬가르트 부대표는 경제 그림은 탄탄한 국내총생산(GDP) 수치와 소비 심리 호조, 고용 증가세 등으로 채워졌다며 투자자들이 최근 채권 매도세를 싼 가격에 국채를 담는 기회로 여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의 우편과 금융 업무를 담당하는 일본우정(郵政)그룹의 계열사인 간포생명(Japan Post Insurance)의 투자 매니저 료스케 후쿠시마는 4월에 시작하는 회계연도에 채권과 다른 시장에 약 3조 엔(270억 달러)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우정은 미 국채 금리가 10년물 기준으로 2.6~3.2%에서 움직이고, 일본 국채 금리는 마이너스(-) 0.1~0.4%에서 변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료스케는 "미국에서 국채 금리가 더 오르는 것은 많은 투자 기회를 만든다는 점에서 축복이다"라며 "동시에, 금리 인상 속도가 너무 빠르다면 우리는 침체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이점을 신중하게 지켜봐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전략가들은 다음날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결정회의와 국채 입찰, 주말께 나오는 1분기 GDP 속보치를 주목하면서 미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세계 증시와 신흥시장의 불안 재개 가능성을 지적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은 "신흥국 통화를 자세히 주시할 것"이라면서 "브라질, 남아프리카, 아시아 등 다양한 통화의 기술적 지지선이 무너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SG는 "인도네시아와 같은 국가의 경우 중앙은행이 루피아를 방어하기 위해 바로 외환시장과 채권시장 개입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JFD 브로커의 샤랄라보스 피수로스 선임 시장 분석가는 "국채수익률이 심리적 저항대인 3% 선을 넘어서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여전히 회의적"이라며 "물가 상승과 연준의 빠른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는 기업의 대출 비용이 비싸진다는 공포를 키우고, 결국 기업 이익을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수로스는 "그와 같은 상황은 투자자들이 증시를 포기하고, 수익을 위해 채권시장으로 돌아오게 한다"며 "채권에 대한 수요 증가가 가격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수익률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T3 라이브닷컴의 스콧 레들러 수석 전략가는 "현재 미국 증시 강세장이 9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그동안 투자자들은 부양책을 좋아했기 때문에 악재에 주식을 사곤 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이제 시장이 부양책 없이 스스로 일어서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좋은 소식에 주식을 팔고 있다"라며 미 국채금리의 상승이 증시에 정체성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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