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초대형 투자은행(IB)의 핵심사업인 단기어음 시장을 당분간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양분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았고 NH투자증권도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취임하고 지배구조 이슈가 마무리되며 다음 달 인가를 받을 확률이 높아졌다.

미래에셋대우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삼성증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 및 유령주식 배당 사고, KB증권은 대주주인 KB금융지주 채용비리 수사 등으로 단기금융업 인가가 지연되는 상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NH투자증권에 대한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 안건을 이르면 다음 달 증권선물위원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대주주 농협금융지주 김용환 전 회장이 채용비리 연루 혐의를 받은 데 따라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가 중단됐다.

김 전 회장은 검찰에서 무혐의 판정을 받았지만 금융감독원이 농협금융 지배구조 문제를 검사하면서 다시 인가가 미뤄졌다.

NH투자증권은 그러나 금감원의 지배구조 검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김용환 전 회장이 퇴임하면서 인가에 청신호가 켜졌다. 금감원은 농협금융 지배구조 검사 결과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기식 전 원장이 물러나면서 금감원장 자리가 공석인 점이 변수다. 수장 공백에 따라 금감원의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가 미뤄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다음 달 증선위는 9일과 23일 두 차례 열린다.

NH투자증권이 단기어음 발행을 시작할 경우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지난해 11월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시장을 양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취임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국내 대표적인 IB 전문가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과 함께 지난해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한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KB증권의 인가는 지연될 확률이 높다.

미래에셋대우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로, 삼성증권은 대주주 특수관계인인 이재용 부회장 재판 및 유령주식 배당 사고로 발목이 잡혀 있다.

KB증권은 옛 현대증권 시절 대주주 신용공여 금지에 대해 '기관경고' 조처가 내려진 데 따라 오는 6월 말까지 단기금융업과 같은 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는 상태다. KB증권은 지난 1월 단기금융업 인가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대주주인 KB금융이 채용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점도 부담이다. 금융당국이 채용비리에 대한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신사업 인가를 미룰 수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채권 금리가 올라가고 있어 단기금융업 전망이 밝지 않은 데 따라 인가 신청을 철회한 것"이라며 "시장 상황을 살펴 인가 신청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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