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임원의 연봉은 대개 일반 직원보다 높다. 증권업계에서도 임원과 직원의 연봉 차이가 적게는 1.5배, 많게는 8배까지도 차이가 나다. 그러나 일부 증권사의 상황은 전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26개 증권사(12월 결산법인, 3월 결산법인 포함) 중 골든브릿지증권만이 유일하게 직원의 평균 연봉이 임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골든브릿지증권의 등기이사, 사외이사, 감사를 포함한 임원 5명의 평균 연봉은 6천300만원으로 직원 평균 연봉인 7천400만원을 하회했다.

2015년에만 해도 임원의 평균 연봉은 1억4천만원을 넘어 직원의 1.6배 수준이었다. 그러나 등기이사의 1인당 연봉이 2억2천만원 수준에서 7천200만원으로 급감하며 임원들이 직원보다 낮은 연봉을 받아가게 된 것이다.

골든브릿지증권은 업황 부진과 단체협약 해지에 맞선 장기 파업 등 대내외 풍파를 겪으며 영업력이 저하됐고, 지난 2011년 이후 2014년까지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2015년 흑자 전환했지만, 리테일 등 금융투자사업부의 실적 악화로 지난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 2012년 회계연도에 실적 부진에 따른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경영진의 연봉은 반토막 수준으로 삭감됐다. 이후에도 두드러진 실적 개선을 일궈내지 못하며 임원들의 연봉 수준은 업계 내 최저 수준에 머물러있다.

골든브릿지증권 관계자는 "리테일 브로커리지 부문과 기업금융(IB) 부문에서 실적이 좋은 일부 직원이 연봉을 많이 받아가서 그런 것"이라며 "전반적인 직원들의 연봉 수준은 절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직원의 연봉이 임원보다 높은 것은 아니지만, IBK투자증권의 직원-임원 간 연봉 차이도 거의 나지 않았다. IBK투자증권 7명의 임원은 지난해 평균 9천만원을 가져갔다.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8천9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에는 임원의 평균 연봉이 직원보다 조금 낮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IBK투자증권은 2008년 설립 이후 중소형 증권사 중 양호한 성장세를 나타냈는데 이는 적극적인 인재 영입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몸값을 비싸게 주고 데려온 경력 직원들이 많아 평균치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골든브릿지 등 임원 연봉이 줄어드는 증권사들은 실적이 부진하거나 구조조정을 한 경우"라며 "상황이 어려우면 비용 효율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실적이 호전된다고 해서 임원 연봉부터 늘리려고 하면 소형 증권사로 존립마저 위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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