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제를 낙관하면서도 통화정책의 미래를 결정하기 전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지표들은 일부 부진을 가리키고 있지만 광범위하고 탄탄한 경기 확장에 부합한다"면서도 지표 부진의 원인을 이해하는 것이 우리의 다음 결정에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드라기는 또 경기 둔화가 더 심각한 하강의 시작일 수 있다며 "우리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아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로화는 드라기의 경기 낙관 발언에 한때 1.2210달러로 강해졌다가 더 지켜보겠다는 발언에 1.2117달러로 반락했다. 전일 종가는 1.2169달러였다.

최근 유로존 지표는 산업생산에서 소매판매까지 부진해, 2018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의 둔화를 예고하고 있다. 유로존 물가는 1.3% 올라, 계속 약한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신중함을 재차 강조하면서 통화정책 결정회의체가 채권매입 프로그램이나 정책금리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드라기는 또 "일부 일시적인 변수가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며 "경기 기저의 강세는 물가가 우리의 목표로 수렴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커지는 보호무역주의를 포함해 해외 변수와 관련된 위험이 더 뚜렷해지고 있다"며 "무역 관련 수사가 행동으로 어떻게 바뀔지 주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ECB는 시장 예상대로 통화정책 결정 회의를 열고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인 '레피(Refi)' 금리를 제로(0)%로,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하루 동안 돈을 맡길 때 적용되는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0.40%로 동결했다.

ECB는 또 상당 기간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겠다는 문구와 현재 9월 말을 종료 시점으로 한 달 300억 유로 규모로 시행하는 자산매입을 필요하면 연장할 수 있다는 문구도 유지했다.

ECB는 3월에는 오랫동안 유지해오던 경기 전망 악화시 자산매입을 확대하겠다는 문구를 삭제해, 성명에 작은 변화를 준 바 있다.

저널은 ECB가 이날 현재 환율 변동에서 유가 상승, 무역전쟁까지 위험 변수를 측정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정책을 동결했다고 풀이했다.

최근 세계 증시는 미 국채 장기 금리가 4년 만에 3%대로 올라서면서 불안양상을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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