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26일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 가능성 등 공급 둔화 우려로 상승했다.

2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14달러(0.20%) 상승한 68.1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이란 경제 제재 부활 가능성과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붕괴 등의 공급 감소 요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은 미국의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면서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일 자신의 '베팅'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협상을 파기하는 것이란 발언을 내놓으며 긴장감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화요일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는 최소한 프랑스와는 조만간 이란 핵 협상 관련 합의를 할 수 있을 것이란 발언을 내놓으며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던 바 있다.

코메르츠방크는 이날 보고서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핵 협상을 파기해 긴장의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보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이란의 원유 수출이 차질을 빚으며 글로벌 원유 시장이 공급 부족 상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강화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주요 산유국의 감산, 베네수엘라 산유량 급감 등으로 원유 시장이 과다 공급 구조에서 균형 수준으로 복귀한 상황에서 이란에 대한 제재 부활은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베네수엘라 산유량은 지난 2016년 하루평균 25억 배럴 수준이던 데서 최근에는 15억 배럴 수준으로 급감했다.

코메르츠방크는 "시장의 수급이 이미 타이트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생산 감소 요인은 유가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습으로 예멘 반군 후티의 지도자가 사망한 이후 후티가 사우디 정유 시절에 대한 공격을 강화할 것이란 우려도 상존한다.

여기에 미국 10년 국채금리가 3% 선 아래로 하락하면서 뉴욕 증시 주요 지수가 반등하는 등 위험투자 심리가 되살아난 점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다만 유가가 이미 큰 폭 오른 데 따른 부담감은 추가 상승을 제한했다.

미국의 산유량의 꾸준한 증가 추세도 유가에 부담 요인이다. 미국 내 하루평균 산유량은 지난주에도 전 주 보다 4만6천 배럴 늘어났다.

이에따라 WTI 가격은 브렌트유보다 6달러가량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ING은행은 "브렌트유 대비한 WTI 가격 약세로 (미국의) 원유 수출이 사상 최고치인 주당 233만 배럴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산유량 및 수출 증가를 고려하면 브렌트유가 2월 이후 20%나 오른 것은 과도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악시트레이더의 그렉 맥케나 수석 전략가는 "시장이 다소 과열돼 보인다"고 말했다.

jwoh@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