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스마트폰업체 화웨이가 미국 사법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나온 이후 유럽에서 유로채 발행 계획을 철회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화웨이는 이날 저녁 유럽에서 처음으로 5년 만기 유로화 표시 채권 5억 유로어치를 발행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유로채 발행 계획 취소는 앞서 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는지를 미 사법부가 조사 중이라고 보도한 이후 이뤄졌다.

시장 참가자들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이미 20억 유로 이상의 주문을 냈으며 은행 담당자들은 최종 가격 가이던스를 발표한 상태였으나 갑작스럽게 발행은 취소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금리는 유럽 벤치마크 금리 대비 1.35%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에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화웨이는 WSJ의 미 사법부 조사 보도 하루 전 투자 로드쇼를 시작했으며 조달한 수익금은 기업 운용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화웨이는 채권 발행 취소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이날 오후 아시아에서 화웨이의 2027년 만기 달러채 가격은 달러당 92.9센트로 소폭 하락했고, 금리는 5% 근처에서 움직였다.

화웨이 대변인은 유로화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압도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채권 발행을 보류하기로 했다며 "발행 과정에서 보여준 투자자들의 지원에 감사하며 적절한 시기에 추가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소식통은 화웨이가 상황이 좀 더 분명해질 때까지 물러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발행 과정에 참여한 은행 관계자는 화웨이는 현금이 풍부해 신규 채권 발행을 서두르지 않는 것이라며 "그들은 상황이 진정되기를 잘 기다릴 수 있으며 더 편한 상태가 됐을 때 자금 조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WSJ은 화웨이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는지를 미 사법부가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소식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에 대해 미국이 제재를 가한 지 거의 10일 만에 나온 것으로 미국 상무부는 북한과 이란 제재를 위반하고 이들과 거래한 ZTE에 대해 향후 7년간 미국기업과 거래를 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미국이 ZTE의 경쟁사인 화웨이마저 조사 대상에 올려놓음에 따라 양국 간 무역갈등이 악화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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