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치료 이력이 있거나 경증 만성질환자도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되면서 관련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7개 손해보험사가 유병력자 실손보험을 출시했으며 총 4만775건을 판매했다.

출시 11일 만에 2만 건의 판매고를 올린 이후 꾸준히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2014년부터 판매 중인 노후 실손보험 보유계약이 지난해 기준 2만9000건에 그친 것과 비교된다.

삼성화재와 한화손보, 흥국화재,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보, DB손보는 지난 2일 유병력자 실손보험 상품을 선보였다.

기존 실손보험은 임신·장애와 위험한 취미, 음주·흡연, 직업 등 총 18개 사항을 심사했다. 또한, 최근 5년간의 치료 이력과 암, 백혈병, 고혈압, 당뇨병 등 10대 중대질병 발병 기록이 있으면 사실상 가입할 수 없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유병력자 실손보험을 위해 심사항목을 6개로 줄이고 치료 이력을 5년에서 2년으로 축소했다. 10개의 중대질병은 암의 경우에만 5년간 발병 이력을 심사에 반영하도록 했다.

특히 노후 실손보험 가입 거절 사유 절반을 차지했던 투약을 제외해 고혈압 등 약을 복용 중인 경증 만성질환자도 가입할 수 있게 됐다.

보험업계에서는 노후 실손과 달리 가입 심사가 간편하게 바뀌면서 실수요자가 늘어난 것으로 평가했다.

대형 손보사의 한 관계자는 "보장 측면에서 노후 실손과 별 차이가 없지만, 기존에 가입하기 어려웠던 사람들이 유병력자 실손에 많이 가입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번 아팠던 사람들은 치료비 부담 등을 경험하면서 보험의 필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손보업계는 유병력자 실손보험의 자기부담금이 30%로 높은 편이고 보험료도 기존 실손보험보다 비싸지만, 손해율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의 위험 손해율은 전년보다 9.6%포인트 하락했지만, 121.7%로 여전히 높은 편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병력자 실손보험의 경우 상품 구조는 비슷하고 보험료에서 차이가 난다"며 "보장대상 의료비 중 자기부담금이 높은 편이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율 관리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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