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남북정상회담이 개장 이후라 다들 뉴스만 보고 있을 것 같습니다"

11년 만에 재개되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한 외환딜러에게 시장 전망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그간 미국 국채 금리에 연동하던 달러-원 환율의 상승 탄력도 정상회담발 리스크온에 느슨해질 전망이다.

27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6거래일 만에 하락해 1,077.1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8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

(1,080.90원) 대비 2.95원 내린 셈이다.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로 꾸준히 쌓였던 포지션에 급격히 숏커버가 나오면서 '숏스퀴즈(대량 숏커버링에 따른 가격 급등)'가 발생해 달러-원 환율이 급등했으나 이벤트 당일 환율 전망은 재차 무겁게 쏠리고 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이날 헤드라인에 따라 달러-원 환율이 움직일 수 있다고 보고 달러-원 환율의 저점도 1,060원대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아무래도 남북정상회담 당일인 만큼 이벤트에 반응할 것으로 보이고 달러-원 환율은 아래쪽일 것"이라며 "그간 달러-원 환율에 숏커버가 나오면서 상승했으나, 일각에선 남북정상회담 이후 달러-원 환율 낙폭이 클 수 있어 가격대를 올려놓고 매도하려는 포지션플레이도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수급상으로도 달러 매수 재료가 해소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의 액면분할에 따른 거래 중지를 앞두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에서 지난 20일부터 지난 25일까지 1조9천800억 원 어치를 팔아치웠으나 전일 순매수 전환했다.

삼성전자는 50대 1 액면분할에 따라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매매가 정지된다.

또 배당금 지급과 관련한 역송금 수요도 잦아드는 모습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시중에 40~60억 달러 사이 역송금이 풀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른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삼성전자가 액면분할 하면 호재이긴 하지만 거의 일주일가량 거래를 못 하게 된다"며 "인덱스 따르는 패시브 펀드들이 종목 편입하려고 엄청나게 팔았던 것이 달러-원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어제 외국인들이 증시에서 순매수로 돌아섰고 채권 시장으로도 자금이 들어왔다"며 "남북정상회담 호재로 한국 리스크가 해소될 것이란 기대가 크고 어제도 이벤트 앞두고 네고 업체들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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