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금융투자업계는 현대차가 기대 이하의 1분기 실적을 내놓았음에도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평가했다. '어닝쇼크'에도 기존의 '매수' 투자의견을 꺾은 증권사가 거의 등장하지 않아 사실상 저점매수를 권고하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7일 '뒤가 아닌 앞을 보자' 제목의 보고서에서 "현대차의 공장 가동률 상승과 인센티브 감축을 통한 이익 승수효과에 힘입어 지난 1분기를 기점으로 지속적인 분기별 이익개선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일 현대차는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 22조4천366억원, 6천81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4.0%, 영업이익은 45.5% 감소한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증권가 예상치인 9천억원 안팎을 밑도는 어닝쇼크다.

김 연구원은 현대차의 1분기 실적 부진이 지속적인 판매 감소와 인센티브 증가에 근거한다고 평가했다. 이 부분들이 개선되면서 2분기 이후로는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다음달 29일 지배구조 개편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그룹 전반의 주주친화정책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준성 연구원은 "향후 5년간 연간 2조~3조원 수준의 잉여현금흐름 창출로 현대차의 배당성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며 자사주 매입 결정도 예상된다"며 "이는 현대차 기업가치 개선에 플러스 알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안타증권도 원화 강세 등 경영환경 악화에도 현대차의 실적 개선이 오는 2분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봤다.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보다 배 이상 증가한 1조4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선이 기업 가치평가에도 긍정적 요인을 줄 것으로 진단했다.

남정미 연구원은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은 단기적으로 주주친화정책을 개선시키며 중장기로는 그룹 미래비전 전략의 체계화를 통해 투자와 글로벌 협업이 활성화해 현대차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지고, 이는 추가적인 밸류이에션 리레이팅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현대차의 실적 부진이 환율 영향 등으로 2분기까지 이어질 수는 있지만, 3분기 이후부터는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송선재 연구원은 "지난해의 낮은 기저와 신차 투입을 기반으로 중국과 미국 판매가 회복되고 하반기부터는 인센티브도 안정화돼 3분기 이후 실적은 개선될 것"이라며 "당장 4월부터 한국에서 신형 산타페가 판매증가와 믹스 개선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에 한화증권은 현대차의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을 냈다. 현대차에 대한 투자의견은 '홀드'를 유지했고, 목표주가는 16만원에서 15만원으로 낮췄다.

이 증권사 류연화 연구원은 "현대차가 지난해 4분기부터 연속으로 3% 초반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는데, 2분기 영업이익도 이 연장선에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신차 효과에다 기저 효과까지 기대되고 있지만, 갑자기 수익성이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지역의 실적 악화가 예상보다 심해 기저 효과가 반감되고 있으며 신차 효과도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 과거 대비 강도가 약하다"고 설명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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