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연합인포맥스) 고유권 이미란 정지서 김대도 기자 = 북한 최고 지도자가 역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 땅을 밟았다.

2000년과 2007년에 이어 세 번째로 이뤄진 남과 북의 정상 간 만남은 서로를 향한 반가움과 항구적인 평화를 염원하는 민족의 바람이 맞잡은 두 손에 고스란히 담겼다.

27일 오전 9시 28분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북측 판문각에서 계단을 내려와 군사분계선(MDL)에 걸쳐 있는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인 T2와 T3 사이에 섰다.

이윽고 남측에서 기다리고 있던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남과 북을 가르는 MDL을 사이에 두고 악수를 했다.

박수가 터져 나왔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 마련된 정상회담 프레스센터(MPC) 브리핑에서 기자들도 환호성을 질렀다.

취재를 위해 프레스센터를 찾았지만, 남북 정상이 연출한 감동의 장면에 국민의 기대와 설렘이 투영됐다.

짧은 얘기를 나눈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안내에 따라 남쪽 땅을 먼저 밟았다.

자유의 집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마친 뒤, 양 정상은 MDL을 넘어 북측 땅에서도 같이 섰다.

남북 정상은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MDL 남측 지역으로 걸어와 민통선 지역의 남녀 초등학생 화동들로부터 꽃다발을 받은 뒤 기념 촬영을 했다.

양 정상은 전통 의장대 도열의 중간에 서서 판문점 자유의 집 주차장에 마련된 공식 환영식장까지 약 130m를 걸어서 이동했다.

선두에는 전통 악대가 뒤쪽에는 호위 기수가 따랐다. 정상의 양쪽으로는 호위 무사가 함께하며 전체적으로 장방형의 가마 모양이었다.

자유의 집 앞으로 이동한 정상은 사성곡과 봉황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국군 의장대의 사열을 받았다.







의장대 사열 이후 문 대통령은 우리 측 수행원을 김 위원장에게 일일이 소개했고 김 위원장은 수행원들과 반갑게 악수를 나눴다.

우리 측에서는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서훈 국정원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정경두 합참의장 등이 배석했다.

북측에서는 북한의 실질적인 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영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최휘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리수용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이 소개됐다.

군복 차림의 리명수 총참모장과 박영식 인민무력상은 문 대통령에게 각각 거수경례를 했다.

두 정상은 평화의집 1층까지 걸어서 이동한 뒤, 방명록에 서명을 했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이 김 위원장에게 만년필을 가져다줬다.







두 정상은 민정기 작가의 북한산 그림을 배경으로 기념촬영도 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남쪽 땅을 밟는 북쪽의 최고지도자를 서울의 명산으로 초대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이 열리는 평화의 집으로 이동했다.

dd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