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기대 섣불러…위험 경계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경제건설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중국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중국 관영 언론인 글로벌 타임스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이 중국식 경제 개방 노선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각종 소셜미디어에는 북한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결론이 너무 섣부르다며 일례로 북한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환상'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 투자자들, 북한 자원·부동산에 주목

전문가들은 현재 북한의 상황을 중국이 개혁·개방에 나선 1978년 상황과 비교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로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은 바 있다.

북한이 개방에 나설 경우 북한의 풍부한 자원과 인프라 투자에 중국이 투자하는 길이 열리게 된다.

금융 부문 논평가인 우 샤오보는 위챗 계정을 통해 북한은 광물 자원이 풍부하며 중국은 항구나 부두, 도로 및 교량 등과 같은 인프라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고 기대했다.

그는 또 철강, 시멘트, 자동차, 건설 자재, 소비재 등과 같은 전통적 산업뿐만 아니라 무역과 투자 협력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연변대학의 진 치앙이 교수는 북한이 개방을 확대할 경우 북한 국경선에 인접한 단둥이나 북동부 지역 헤이룽장 성, 지린 성, 랴오닝 성에 있는 중국 도시의 경제 발전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글로벌 타임스에 말했다.

그는 그동안 해당 지역의 발전을 저해해온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인접국들의 개방이 부족했던 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최근 위챗에서 가장 인기 있는 토론은 북한 부동산 투자 기회를 언급하는 내용이었으며, 여기에는 10만 명 이상의 네티즌들이 가장 투자하기 유망한 북한 도시를 꼽는 설문조사 내용도 담겼다.

해당 조사에서 가장 유명한 투자처로 평양이 꼽혔고, 다음으로 평양 인근 항구도시인 남포가 꼽혔다. 투자자들은 남포가 북한의 잠재적인 최대 교역국이 될 중국과 한국의 교역을 담당할 무역 허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청진과 라손 등지는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 가깝다는 이유로 덜 유망한 투자처로 꼽혔다.

그러나 한 웨이보 사용자는 북한에 투자하는 것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며 "북한 투자에 있어 투자수익보다 자신의 안전에 대해 더 많이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북한은 현재 외국인들의 주택 구매나 땅 매매를 금지하고 있다.



◇ 투자 위험성 높아…낙관 이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1980년대와 1990년대 중국과 같은 방식의 개방 정책을 택하리라 판단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조언했다.

랴오닝사회과학원의 뤼차오 연구원은 글로벌 타임스에 북한이 경제 개방을 선언하더라도 범위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중국이 한 것과 같은 수준의 개방을 달성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정치 및 경제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며 남북정상회담은 물론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뒤에 상황이 더욱 분명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뤼 연구원은 미래에도 북한에 부동산 붐이 일어날 것 같지 않다며 북한의 주택을 산다는 것은 완전히 "환상"이라고 말했다.

두안 홍빙 금융 평론가도 위챗 계정을 통해 중국의 부동산 붐도 개방 이후 거의 25년 뒤인 2003년까지 일어나지 않았다며 북한의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것은 너무 이른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우선순위는 기본적 생활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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