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연합인포맥스) 공동취재단 고유권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군사분계선(MDL)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갖는 과정에서 두 정상이 잠시 MDL을 넘어서 북측 땅을 밟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손을 맞잡고 MDL 북측으로 월경한 시간은 10여 초에 불과했지만, 이날 만남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평가된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두 정상의 오전 공식회담이 종료된 직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브리핑을 통해 당시 상황에 대한 뒷얘기를 전했다.

윤 수석은 MDL 남측 지역으로 넘어온 김 위원장에게 문 대통령이 "남쪽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을까요"라고 웃으며 묻자, 김 위원장이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고 말하며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MDL 북측 지역으로 잠시 넘어갔다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전에 양측이 예정해 놓은 퍼포먼스가 아닌 말 그대로 두 정상이 현장에서 만들어 낸 '깜짝' 장면이었다는 것이다.

윤 수석은 "그래서 예정에 없던 MDL을 넘어 북측 지역에서 사진을 찍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결국,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MDL 남측 지역에서는 북의 판문각을, MDL 북측 지역에서는 남의 자유의 집을 배경으로 잇따라 사진을 촬영했다.

김 위원장의 깜짝 제안에 문 대통령은 잠시 놀라면서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김 위원장이 손을 잡고 MDL 북측 지역으로 넘어가자고 할 때는 활짝 웃는 모습을 보였다.

또 국군 의장대 사열을 받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외국인도 우리 전통의장대를 좋아한다고 얘기를 들었다. 오늘 보여 드린 전통의장대는 약식이라 아쉽다. 청와대에 오시면 훨씬 좋은 장면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아 그런가요. 초청해 주시면 언제라도 청와대에 가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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